살아가는 이야기

정빈이와 함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았습니다

착한재벌샘정 2011. 1. 26. 20:54

 

 

이 영화가 우리나라에 개봉 된 것은 1990년 5월이라고 하네요.

정빈이가 언제 영화냐는 질문에 '한 10년, 아니 15년 쯤 전 영화"라고 대답했었는데 20년이 더 된 영화네요. 개봉했을 때 봤던 영화였고, 그 후 학교 아이들과도 보고, 예슬이와도 보았던, 적어도 5번 이상은 본 영화인데 새삼 그렇게 오래 전 영화였나 싶습니다.

2년 전쯤 지나가다 우연히 점포 정리한다는 비디오 대여점에서 2000원 주고 DVD사 두었던 이유는 정빈이와  같이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옛날 영화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제가 어릴 적 보았던 영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율 브리너와 데보라카 주연의 '왕과나'를 정빈이와 같이 본 시간은 정말 너무 행복했답니다. 그래서 점포 정리 가게가 보이면 꼭 들러보고 인터넷의 중고 가게를 샅샅이 뒤지고 다니곤하지요.^^ 그런 엄마 덕에 저희 아이들은 옛날 영화를 정말 많이 본답니다. 그리고 정빈이는 예측불허의 장면에서

"영화 보고 싶어요."

를 말하기 때문에 늘 준비(?)해두곤하지요.

아이와 소파에 몸을 기댄채 영화를 보는 행복....

아이의 체온을 느끼며,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 시간은 제게 정말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아이의 무게가 묵직하게 느껴질 때의 가슴 떨림은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 합니다.

정빈이는 손톱이 긴 것을 잘 못참아 늘 짧게 깎곤했는데 어쩐 일인 지 이번에는 기를 수 있는 만큼 길러 본다면서 꽤 자란 자신의 손톱을 보며

"무기가 생겼어요."

라며 깔깔 웃더군요. 그리고는 그 손톱으로 저의 손등을 꼬집꼬집하면서 무엇이 그리 좋은 웃음을 멈추지 못하더군요. 그런 정빈이를 보며

"어머니 손톱만큼 길게 길러 봐. 그럼 예쁘게 네일아트 해줄테니까."

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손등을 계속 살짝 살짝 꼬집다가 팔을 조조물하다가 제 위에 올라타다가....

"딸과 놀면 최소한 5kg 체중 감량은 확실합니다."

를 외쳐대기도 하고.ㅎㅎㅎ

그런 아이를 보고 저희 친정어머니 그러시곤 합니다.

"오마이가 덩치가 크니 천만 다행이지 보통사람 같았다가는 진즉에 닳아없어졌을 게다. 어찌 그리 오마이를 조물락 거려쌌노. 애기때는 얼라라꼬 그렇다쳐도 다 커서도. 큰거나 작은 거나 똑같이."

보통사람 같았다가는, 이라뇨? 그럼 저는 보통이 아닌 곱배기인가요?ㅋㅋㅋ

 

영화에 나오는 대사

'현재를 즐겨라.....'

지금 제가 정빈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입니다. 16살 지금을 행복하게 살아야,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보고 알아야 그 행복을 계속 추구하게 될 것이고 더 행복하고 싶어 멋진 인생을 꿈꾸고 노력할 것이라 믿기에. 함께 하는 동안 아이와 눈을 마추고 마음을 나누며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죽은 시인의 사회.....

이 영화는 왜 볼 때마다 울게 될까요?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왜 일까요?

아이들과 같이 꼭 보시라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