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딸, 정빈이에게 쓴 편지

착한재벌샘정 2013. 10. 14. 19:59

블로그에 오랫만에 글을 올립니다. 자주 오도록 노력할게요.^^

지난 금요일 작은 아이, 정빈이에게 쓴 편지입니다.

 

나의 이루지 못한 사랑의 연인 정빈에게

 

어머니가 우리 정빈이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을까요?

궁금하지? 궁금하지, 그치?

함께 보내는 사진 속의 선물 두 개...너무 궁금하지 않니? 넌 궁금해야만 해.ㅎㅎ

어제 어머니가 사다 준 속옷을 보며 아래 세트로 예쁜 걸로 입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어머니가 느낀 것은 두 가지였어. 미안함과 감격스러움.^^

미안함은...어머니는 그저 편한 것만 생각하고 교복 속에 입을 거니 무난한 게 제일 좋다고만 생각했거든. 정빈이가 그런 것을 원하고 있는 줄은 정말 까맣게 몰랐었단다. 미안해.

감격스러움은 정빈이가 진짜 숙녀가 된 것 같아서...어머니 혼자 울컥 한 거 있지.

늘 바쁜 어머니를 생각해 '괜찮아요'라는 말을 제일 많이 해주는 우리 고마운 딸.

한글날도 너 혼자 두고 아버지와 둘이서만 놀러갔다 와서 저녁도 안 먹고 자는 어머니를 위해 아무리 피곤해도 드시고 주무시라며 저녁 준비해서 침대까지 갖다 주었잖아. 그때도 참 많이 고마웠어. 침대에서 먹는 저녁 꽤 괜찮더라. 종종 부탁할게.ㅋㅋ

이렇게 늘 어머니 챙기고 위해주고 힘이 되어주는 우리 정빈이.

알지? 어머니가 세상에서 제일 감사한 것이 정빈이가 어머니에게 와 준 거라는 거. 7년을 기다려 내게 와 준 너였어. 어머니는 그 어떤 어려운 일 앞에서도 절대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아. 우리 정빈이는 목숨을 건 몇 번의 힘든 수술에서도 지지 않고 다 이겨냈으니까...그런 정빈이에게 어머니는 부끄러우면 안 되니까. 그래서 정말 열심히 살아. 그 힘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너란다. 아버지나 언니는 좀 서운하겠지만 사실인걸 뭐.^^

내일 배드민턴 대회 응원 오라는데 가지 못해 정말 미안해. 오전에는 포항 강연, 오후에는 송전탑 관련 집회가 있어서 말이야.

대신 우리 오늘 정빈이가 먹고 싶다는 막창 먹으며 둘만의 특별한 불금을 달려보자. 아버지 출장이시니 정빈이만을 위한 특별한 불금을.ㅋㅋㅋ

어머니가 준비한 선물은 아래 위 세트인 예쁜 속옷 두 벌과 달콤한 향수야. 이 가을 향기 있는 숙녀 정빈양을 위한 어머니의 선물, 어때?

알지? 우린 전생에 너무도 사랑한 연인이었다는 거. 안타깝게도 이별하여, 그 아픔이 너무 커 이생에서는 죽음 말고는 이별 없는 엄마와 딸로 다시 만났다는 거. 나의 사랑의 연인...

사랑한단다...어머니의 예쁜 아가 정빈아.♥♥♥

이따 퇴근 후 함께 달릴 불금에 설레며 어머니가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