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시어머니와 이별하면서 작은 결혼식, 간소한 장례식에 대한 생각

착한재벌샘정 2013. 8. 16. 17:33

시어머님 돌아가셨다며 장례식장과 발인 내용이 든 부고를 알린 곳은 네 곳이었다. 친정부모님, 꼭 알려야 할 사연이 있는 선배와 후배 각각 한 사람씩, 그리고 학교.
페북과 카톡 대문에는 그저 소식만 간단히 올렸고 장례식장 어디냐는 물음에도 처음에는 대구에 계신분들께는 장소 알리는 답을 드리다가 그마저도 그냥 마음으로 충분하다는 답글을 드렸다.
페북과 카톡은 업무상 연결된 사람들이 적지 않으니 그렇게라도 알려야 업무적인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서였다.
평소에도 늘 작은 결혼식, 간소한 장례식을 이야기했었기에...남편은 이해를 했지만 시댁식구들은 아버님때와는 달리 너무 적은 나의 손님에 의아해 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장례에 도움 주신분들께 드리는 인사를 놓고도 의례적인 인쇄소에 의뢰하여 우편으로 보내는 편지 대신 회사와 학교는 사내 게시판과 메신저를 통해서 그외에는 문자로 보내기로 결정했다.
한문 투성이의 읽지도 않는, 아니 봉투 자체를 열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휴지통으로 가는 일이 적지 않음을 보아온지라.
"읽든 안 읽든 편지로 안하면 다들 예의없다 한소리 할텐데...."
라는 걱정을 단호히 자르며...
작은 변화도 결국 내가 해야 가능하다면서...
어쩌면 매정하게 생각될 지도 모르지만 결혼식이든 장례식이든 작은 것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고 그런 것의 출발은 누구도 아닌 나, 우리여야한다는 생각에서.

이번 慈親(자친) 작고시에 바쁘신 가운데에도  함께 해주시고 따뜻한 조문과 부의를 베풀어 주시어 깊이 감사드립니다.
염려하여 주신 덕분으로 무사히 장례를 마쳤으며 저희들도 조금씩 평상심을 되찾고 있습니다.
마땅히 찾아뵈어야 도리이겠으나 여의치 못하여 이렇게 글로서 깊이 감사인사를 드리오니 부디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2013년 8월 16일
 
○○○ 배상

나는 '자친'을 '안시어른'으로 바꾸어서....
남편은 이 시를 함께 보낼지는 모르지만 시도 한 편 같이...

어머니 - 김초혜

한몸이었다
서로 갈려
다른 몸 되었는데

주고 아프게
받고 모자라게
나뉘일 줄
어이 알았으리

쓴 것만 알아
쓴 줄 모르는 어머니
단 것만 익혀
단 줄 모르는 자식

처음대로
한몸으로 돌아가
서로 바꾸어
태어나면 어떠하리

 

 

사진은 시골집에서 생선이며 고구마를 구워 먹던 어머니와의 이쁜 추억이 담겨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