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이야기

봄이면 어디선가 쮸쮸바 소리가 들린다 -반기룡

착한재벌샘정 2013. 3. 5. 14:01

봄이면 어디선가 쮸쮸바 소리가 들린다 -반기룡

봄이면
닫혔던 물관이
툭! 터지면서
물살 소리를 낸다

아마도
겨우내 심한 몸살을
앓았다는 징표인가 보다

연약한 실뿌리도
몸통을 키우기 위해
심연으로부터 자양분을
쪼옥 쪽 빨아들이는 소리 들린다

그 소리 예전에 먹던
쮸쮸바 소리와
어쩜 그렇게 똑같은지
나도 모르게
옳거니 옳거니
박수를 치고 말았다

아, 그렇구나
봄이면 어디선가
쮸쮸바 소리가 들리는가 보다

봄에 도취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깊은 영혼과 같은 소리

오, 쮸쮸바///

시가 너무 재미있고 예쁘죠?
대전으로 강의가는 준비를 하며 고민(?)이 많았습니다. 요 계절이 옷입기가 참 애매하잖아요. 겨울옷은 입기 싫고 그렇다고 봄 옷은 벌벌 떨게 분명하고.ㅎㅎ
그래도 봄을 입고 두르자며 다홍색 바바리에 초록, 주황,분홍, 아이보리, 감색까지 섞인 스카프를 둘렀습니다. 다행히 내피가 든 거라 기차역까지 오는 동안 덜덜 떨지는 않았네요.^^
쮸쮸바를 빨던 기억, 어떠신가요?
내가 쭉쭉 빨아당기는 만큼 내게로 빨려오는 쮸쮸바.
자연에서 영양분을 쭉쭉 빨아당겨 봄이 오듯이 우리는 무엇을 하면 쮸쮸바를 빨듯 우리 안에 가득 차오르는 봄을 맞을까요?
저의 오늘의 쮸쮸바는 쌀쌀함을 조금은 참아야하는 봄옷과 스카프입니다. 강의가 너무 잘 될 것 같은 좋은 예감까지...^^
여러분의 오늘의 쮸쮸바는 무엇인가요?

'시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월을 드립니다-오광수  (0) 2013.05.01
얼굴-박목월  (0) 2013.03.05
봄비, 간이역에 서는 기차처럼- 고미경  (0) 2013.02.18
눈 - 윤동주  (0) 2013.02.13
아이들에게 <책 읽는 삶>을 선물하세요.  (0) 201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