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서민말고 중산층이고 싶은 열망을 건드려 준 선거 판타지

착한재벌샘정 2012. 12. 21. 16:12

"누가 당신보고 서민이라고 하면 기분이 어떻겠소?"
이 질문에 여러분들은 어떻게 대답하실런지요?
제가 물어보았더니 반응은 이랬습니다.
<글쎄요..나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처럼 아주 조심스런 사람부터
<기분 나쁘죠. 아주 나쁘죠.>와 같이 불쾌감을 나타내는 사람까지...문제는 대부분이 자신은 서민이 아니라고  대답하더군요.

선거는 이미지가 엄청나게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패배원인은 여러가지겠지만 그 중 하나로  '이미지'에 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문재인 후보는 서민을 위한 대통령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국민들은 자신을 서민의 상태로 두고 위해주는 대통령보다는 자신을 중산층으로 만들어주겠다는 대통령을 원한 거라는 생각입니다. 서민을 위한 대통령보다는 중산층을 70%로 끌어올리겠다는 대통령이 더 희망적이라 생각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나를 조금 더 높게 끌어올려 줄 대통령.

경기가 어려울수록 부자들이 나오는 드라마가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나와 같이 궁상을 떠는 삶을 보는 건 내 초라한 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 외면하고 싶은 심리적 현상이라 할까요. 비록 현실은 초라하더라도 텔레비전을 켜면 멋지고 화려한 집과 외제차를 탄 부자들을 보며 잠시 현실을 잊고 환타지에 젖어보고 싶은 심정.

서민을 위한 대통령이라는 현수막을 보며 내가 서민이니까 나를 위한 대통령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보다는...
도리어
'나는 지금 어느 정도 누리고 있는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나 아닌 서민들을 위해 정책을 펴느라 내가 손해 보는 건 아닐까? 혹여 내 것을 내놓아야하는 건 아닐까?'
라는 위기감을 자극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나 아닌 서민을 위하는 대통령말고 나를 위한 중산층인 나를 위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대통령이 필요하다는...

투표율이 높다고 할때 우리가 착각한 것은 젊은 사람들의 참여일 줄 알았다는 거죠. 하지만 투표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저와 비슷한...얼굴에 주름이 생긴 사람들이였다는 겁니다.

스스로를 서민이 아닌 중산층이라 믿는, 또는 중산층 대열에 끼고 싶은 열망을 가진 사람들에게 새누리당의 고급화전략이 제대로 먹힌 결과라 나름분석해봅니다.

대구사는 오십을 목전에 든 아줌마로서, 선행학습 방지법에 대해 핏대 올렸던 교사로서 빨간잠바를 입고 투표 인증샷 올렸다가 왜 하필 빨간색이냐는 반응에 옷갈아 입고 다시 투표소로 달려간 사람으로서, 노동을 해서 생활을 유지하는 노동자임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선거의 결과는 참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패배했고 그것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제대로 분석하고 5년 후를 잘 준비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는 정책뿐만 아니라 이미지가 너무도 중요함을 잊지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