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아이들

<십대, 지금 .....>를 읽은 세 명의 십대가 쓴 글입니다

착한재벌샘정 2008. 11. 6. 23:14

어제 출근을 하니 제 책상 위에 편지가 한 통 올려져 있었습니다. 그 속에는 4장이나 되는 긴 편지가 들어 있었어요. 작년에 저와 같이 과학 수업을 했었던, 이제 3학년이 된 아이의 편지였습니다.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를 읽고 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편지를 썼다는 아이.

 

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선생님께 편지를 쓰는 것이 왠지 쑥스럽고 낯설어서 잘 쓰지 않는 편인데 선생님께는 꼭 한 번 편지를 쓰고 싶었어요.(중략)

2학년이 되고 선생님을 만나서 수업을 듣고 조금씩 변화가 생겼어요. 선생님께서 수업 시간에 해주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저에게 그 전에 생각하고 있던 것들과 많이 달랐어요. (중략)

그리고 버릇이 생겼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과학 선생님이셨으면 어떻게 하셨을까?’하고 생각해 보는 것이요. 선생님께서는 여러 관점에서 관찰하시니까 많은 답을 찾을 수 있잖아요. 그걸 배우고 싶었거든요.(중략)

오늘 선생님이 쓰신 책을 보고 나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자란 아이도 만나고, 몸이 불편하지만 밝게 지내는 아이도 만나보고... 많은 아이들을 만나보게 되었어요. 비록 책을 통해서지만 실제로 체험한 것만큼이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았어요.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했고요.(중략)

과학시간의 수업은 긴장감이 최고였지만 원리를 파악해서 선생님께 설명해야하는 수업 방식이 너무 좋아서 과학시간만 기다리곤 했어요.

선생님, 선생님 덕분에 졸업만 하려고 온 고등학교에서 인생을 새로 시작하게 되었어요. 꿈도 생겼고, 무엇보다 나를 사랑하게 되었어요.(중략)


며칠 전에는 책을 읽고 보냈다는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의 메일이 왔었어요.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십대, 십대, 십대, 십대,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 사람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늘 지금은 참아야 한다고, 힘들어도 참아야 한다는 말만 들었는데.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순간 머리를 무엇인가가 지나가는, 찌르르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랄까. 한동안 그렇게 표지만 바라보고 서 있었습니다.

서점에 서서 이 책의 절반은 읽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책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와 수행평가 할 것도 잊은 채 나머지 반을 읽었습니다. 책 안에는 많은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내가 아는 듯 한 아이도, 그리고 너무도 낯선 아이도. 그런데 책을 읽어가면서 그 아이들이 모두 제 친구들 같았습니다.

그래서 쉽게 책을 덮을 수가 없었어요. 다시 앞으로 책장을 넘겨 읽어보고.....^^ 그러다가 휙휙 넘겨 갑자기 생각난 이야기를 찾아 읽어보고. 아깐 그냥 넘어갔는데 두 번째 읽으면서 눈물이 나려고 하는 이야기도 있어 읽다가 크게 심호흡을 하기도 하고.(중략)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좋았던 건 선생님의 편지가, 마치 옆에서 상냥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것아 그게 너무 좋았습니다. 마치 교실에 가면 교탁 앞에 서 있는 선생님을 만날 것 같은..... 좀 상상이 지나치나요? 제가 쫌 그래요. 한 번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끝간데까지 가버린다니까요.(중략) 

선배들이 곧 수능을 친다고 해요. 학교 분위기는 흠흠흠 저도 1년 후에는....ㅜㅜ

그래도 이제는 겁나지 않아요. 두려워하지 않고 남은 시간을 살아낼 것 같아요. 왜냐하면 견디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들을 살아야 하는 것, 삶이라는 것을 알았으니까요. 나는 늘 투덜거렸어요. 뭐 이런 개같은 인생이 있느냐고요. 수업 수업 공부 공부 수업수 업 공부공부 뭐 이딴 인생이 있느냐고요.

하지만 이제 그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그래서 이렇게 메일을 써요. 그 이유는 선생님의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있다는 것을 아시라고. 솔직히 말하면 자랑하고 싶어서지요. 저 기특한 거 맞죠?히히히

아, 저 이 메일 쓰느라고 죽는 줄 알았습니다. 한글에서 워드 쳐서 틀린 글 없이 쓰려고 맞춤법 검사까지 했다니까요. 솔직히 선생님에게 메일을 보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서 썼다가 지우고 또 썼다가 지우고. 이 책을 읽고 난 뒤에 그런 생각을 했어요. 이 메일도 내 얼굴이고 내 일부이구나 뭐 그런 생각요. 근데 어려워요.ㅜㅜ

(중략)

  

마지막으로 <yes24에 올라 온 독자 서평>에 올라 온 고등학교 남학생의 글을 가져왔습니다.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삶이란거 아직 생각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삶이란건 커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거라고 , 지금은 일분 일초, 한시간 하루

그냥 이래 저래 하고싶은 대로,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해버렸다.

그랬던 나에게 이 책은 감동과 눈물로 다가왔다.

지금 내가 겪고있는 것이고 참고 견디기 힘든 이 시기를 ,

격려와 웃음으로 따뜻하게 대해 주시는 이 책의 선생님의 편지가 나를 울렸고

이 책에 나오는 일기장속 비밀과 편지를 읽으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한 장 한장 넘길 때 마다 조금은 무겁게 다가오기도 조금은 가볍게 다가오기도 했었다.

그리고 내가 보고있는 사람들, 내가 보고있는 친구들이 떠올랐다.

내 주위도 이런데....하면서 말이다.

특히나 어떤 부분이 이러했다라고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이 책의 많은 부분이

내 생각, 내 마음. 그리고 나의 주변을 말해주었고

그 마음과 그 생각을 되짚어보며 나는 내 미래를 조금씩 생각 해 나가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생각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 사람은 바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이셨다.

졸업 후에도 가끔씩 이메일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곤했었는데, 늦더라도 꼭 답장을 해주시곤했다.

그 모습이 이 책에 나오는 선생님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자의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앞으로도 그 이야기를 더 해달라고 하시던 선생님

그래서 오늘도 그 선생님께 이메일을 보내게 되었다.

이 책에 있는 선생님은 참으로 따뜻하신 선생님이신 것같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무조건적으로 들어주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시하는 것도 아닌, 선생님

시험때면 제자들이 밥을 못먹고 올까봐서 시험아침 머핀을 굽는 선생님 .제자들에게 편지도 쓰시는 선생님.

내가 바라던 선생님이 이런 선생님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는 선생님이 꿈이였다. 지금도 선생님이 꿈이지만 말이다. 학생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수 있는 선생님이 되길 바라고있다.

그래서 나는 꿈을 특수교사로 정했다. 그 꿈이 계속계속 이어져서 직업이 되었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에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서도 나온다. 선생님은 학생들을 돕고, 그 학생들은  또 누군가를 돕는...

사랑을 사랑으로 갚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던 것 같다.

그 사랑의 모습들이 나를 울리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시대의 이야기이기에, 지금 학생들이 겪고있는 사소한 이야기이기도 하기에

그 속을 공감할 수 있었고 따뜻한 선생님의 마음에 나의 마음 또한 따뜻해지는 듯했다.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

이 책은 진정 배우고 싶은 삶 그리고 진정 느껴야할 사랑이 담겨있는 책이였다.

 

내일은 본리중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십대, 지금 이 순간도 삶이다>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어요. 요즘은 일주일에 보통 2군데 이상 강의가 있어요. 학생들이나 교사 대상의 강의인데 힘들지만 보람도 많답니다. 날씨가 추워진다죠? 비도 오고.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