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더운데 어떻게 지내세요?

착한재벌샘정 2008. 7. 20. 21:28
여러분 더위에 건강하시겠지요?

태풍으로 인해 다른 곳에는 비가 많이 온다는데 대구는 비가 거의 오지 않고 무지 덥습니다. 습도까지 높으니 진짜 조금만 움직여도 온몸이 땀에 젖는 답니다.

오랜만이죠? 그럴 수밖에 없었답니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진을 한 장 보여드릴게요.^^

 

 

오늘 새로한 손톱입니다. 내일 전남교육연수원에 강의가 있어 아주 정성을 들인 작품이랍니다. 그런데 왜 색이 다르냐고요? 새로운 콘셉트? 아니랍니다. 검은색이 칠해진 손톱이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 있으신가요? 다른 사진을 한 장 더 보여드릴게요.

 

 

감이 잡히시나요?

제가 대형유리문에 손가락이 끼여서.... 어휴우~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온몸이 좌악~ 끼칩니다. 엄청 크게 다쳐서 이 더위에 붕대 감고 다니다가 지난 금요일부터 풀고 나닙니다. 붕대 푼 기념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상처는 많이 아물었는데 손톱 안쪽에 고인 혈관이 터지면서 검게 변한 손톱은 여전히... 병원에서는 두 개의 손톱 모두 빠질 거라고 하네요. 그마나 뼈 으스러지지 않은 게 천만 다행이라고들 하십니다. 저 또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손톱쪽은 묘하게 손톱과 손가락 이어지는 부분이라 손톱은 빠지겠지만 덜 다쳤어요. 반대쪽은 으으으~ 상상만 해도. 오른손이라 그동안 운전도 못해 택시타고 다니고 샤워할 때 붕대 감은 손에 고무장갑 끼워서 하늘로 쳐들고 서리.... ‘난리 브루스’라는 말이 절로 생각나더군요. 정빈이는 붕대를 갈 때마다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리곤 했어요. 상처난 부분이 너무 징그러워 꿈에 나타날까 겁난다고. 아직도 통증이 남아 있고 손톱이 덜렁거려서 여러모로 불편하답니다. 자판은 엄지와 검지 둘로만 치고요.ㅋㅋㅋ 아시죠? 아픈 손이 유난히 잘 부딪힌다는 거. 하루에도 눈물 몇 번씩 뺍니다. 여러분들도 진짜 조심하세요. 사고는 정말 한 순간이더라니까요. 덕분에 살이 좀 빠졌어요. 너무 아프니 먹는 것도 귀찮더라고요. 그리고 숟가락 젓가락질도 힘들고 하다 보니.... 예슬이가 안 입는, 제게는 안 들어가던 초미니(?) 반바지가 쑥 들어가서 오늘 입고 있었더니 남편이 넘사스럽게 그게 뭐냐고 핀잡 입니다요. 제가 보기에는 예쁘기만 하구만.  

 

아, 위의 손톱사진. 강의 준비를 하면서 손톱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완성한 작품(?)이랍니다. 검게 변한 손톱 때문에 검은색 말고는 답이 안 나오는 겁니다. 하지만 열손가락을 전부 검게 칠하려니  이 더운 여름에 나도 보는 남도 더 더울 것 같고... 이리저리 궁리를 하다가 검게 변한 두 손가락만 검은색으로 칠했어요. 물론 왼손도 두 개만. 나머지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장미꽃 스티커를 붙이고 흰색으로 주변에 그림을 조금 더 그리고 실버 펄로 그림 부근에 살짝 장식을 하였더니 ... 제가 성질이 꼼꼼하고 완벽(?)을 고집하는 편이라 정성을 들인 것에 비해 마음에 쏙 드는 것은 아니지만 사고로 인해 보기 흉하게 된 손톱을 가릴 만큼은 되어주어 아쉬운 마음은 접으려고요.

 

이번 주는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전남교육연수원에서 금요일에는 경북대학교에서 3시간에서 5시간씩 강의가 있는데 예전 같으면 강의 때마다 다른 손톱을 혼자(?) 기분을 낼 텐데.... 참아야겠죠? 저는 강의 준비를 할 때 강의 장의 분위기를 혼자 그려 보곤 합니다. 제가 만들게 될 분위기잖아요. 강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비주얼적인 면도 중요하게 생각을 하기 때문에 비록 강의를 듣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도 않을 손톱까지 무척 신경을 쓰거든요. 강의장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따라 그 순간에 딱 어울릴 수 있도록. 그건 단 한 시간의 강의라도 나름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자 하는 저의 마음이기도 하고요.  손톱을 예쁘게 하고 싶은 또 다른 이유는 잘 아시죠?

 

작은 것 하나에도 꼼꼼하게 준비하는 성격 탓인 지 사고로 손톱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니 강의에 대한 준비에 더 신경을 쓰게 되네요. 내일 강의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교직 생활을 시작한 후배 교사들을 170명 정도 만나게 될 거예요. 3시간의 강의를 위해 왕복 8시간의 차를 타야하는 상황이라... 하루 쉬고 다시 그 먼 길을 가야하니... 남편은 걱정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서 해도 전혀 제가 귀담아 듣지 않는 말을 덧붙이지요. 꼭 해야 하느냐고. 예전에는 일일이 설명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저 그런 남편을 바라보며 빙긋이 웃기만 합니다.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는 대답을 담아서요.

 

방학을 해 엄마와 많은 시간을 같이 있을 수 있어 좋아라 하던 정빈이는 출장에도 따라 가겠다 떼를 쓰고 있답니다. 15일에 정빈이가 16일에 제가 종업식을 하고 며칠 동안 저희의 일상은 이랬습니다. 그나마 덜 더운 오전에는 집에서 그동안 보고 싶었던 영화를 빌려보고 책도 읽다가 점심 먹고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면 가까운 도서관으로 가죠. 목, 금 정빈이가 영어 학원을 간 날에는 5시에 집으로 와서 저녁을 먹고 6시에 정빈이는 학원으로 저는 다시 도서관으로. 혼자 에어컨은 도저히 틀 수 없고 선풍기라도 틀고 있으려면 너무 아깝잖아요. 다시 간 도서관이 좀 지겨울라치면 가까운 백화점 한 바퀴 휘익 돌아보고. 정빈이 오는 8시 반에 시간 맞춰 집으로.

덕분에 정빈이가 요 며칠 책을 아주 열심히 읽었답니다. 집에서도

 

 

도서관에서도 그리고 도서관을 나와 길을 걸으면서도.....

 

 

“에구 힘들어요.”

“야, 우리가 한 게 뭐가 있다고...”

“방학이라고 늦잠을 잘 수도 없고.... 도서관 갔다가 학원에도 갔다가... 왜 한 일이 없어요.”

“그런데 다른 애들은 도대체 어떻게 산대냐? 영어 수학 기본으로 학원 다니고 수영 배우러도 가고 장원한자도 하고 또 뭐 있냐? 그래, 미술도 하고 논술도 한다는데. 참, 피아노에 바이올린 등 악기도 하고. 우리는 달랑 영화 한 편 보고 도서관 갔다가 영어 학원 한 군데 가는데도 이렇게 하루가 다 가버리니....”

“그러게요. 그런데도 이렇게 잠이 쏟아지니. 다른 애들 어떻게 사는지는 모르겠고 얼른 잠이나 잡시다요, 어머니.”

이렇게 하루가 가더군요. 아마도 무더위 덕분에 올 여름 정빈이가 책의 바다에 풍덩 빠져 지낼 것 같습니다.

 

참,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저희는 8월 2일부터 6일까지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슬이는 방학을 했지만 지금 서울에 있어요. 계절 학기를 5학점이나 신청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교시부터 4교시까지 빡빡한 수업을 듣고 있답니다. 기숙사에 있지 못하고 제 동생집에서 다니고 있는데 잠원동이라 신촌까지 지하철을 갈아타고 가야해서 교통이 많이 불편하다고 하네요. 이모집에서 눈치껏 잘하고 있는 지.... 동생은 동생대로 데리고 있으려면 신경 많이 쓰이고 힘들테고 예슬이는 예슬이 나름대로 집 아닌 곳에서의 생활이 쉽지는 않겠지요. 어른이 되는 과정에서 좋은 경험이라 생각됩니다. 7월 30일에 끝나면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함께 휴가를 보내려고요. 6월에 결혼해 인천에 살고 있는 막내 동생 집들이가 8월 2일에 있어 올라간 김에 같이 내려와 가족 여행을 가려고요. 올라 갈 때는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데 몸이 불편해 좀처럼 여행을 다니지 못하는 아버지를 위해 서해안으로 해서 새벽에 출발해 천천히 놀며 쉬며 올라가려고요. 자주 이런 시간을 가지지 못해 많이 죄송한 마음이라 이참에 효도 좀 해야겠지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손이 다 나으면 자주 올게요. 그동안 일들이 많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잔뜩 쌓였는데 손이 이래서 많이 아쉽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