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경상의 공주님들에게
오늘은 수행평가로 인해 몇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해.
먼저 선생님이 정한 날짜에 맞추어 과제를 잘 해낸 사람들에게는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선생님이 읽으면서 참으로 대단한 실력들을 가지고 있는 공주들이 많아서 놀라고 감동하고 선생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하고 있어. 과제를 잘 해낸 사람들 선생님의 고마운 마음 잘 받아주고 과제 냈는데 더 안 읽어도 되겠지 하지 말고 이 편지 끝까지 잘 읽어주기 바란다.
과제를 다 하지 못해 남아서 하는 공주들, 고생이 많지? 점수도 안 준다면서 왜 끝까지 하라고 하는데, 하는 마음이 있을 거야. 학생들에게 점수를 주고 싶지.... 나와 공부하는 세상에서 가장 귀한 학생들인데 그런 학생들에게 빵점을 주고 싶은 선생님은 세상에 없을 거야. 선생님이 고민이 참 많아.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공주들을 가장 위하는 것일까 하는.....
그래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기한을 넘긴 아이들도 남아서 매일매일 원고 쓴 분량을 적어 두었으니 그 노력에 대하여서는 점수를 주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어. 월요일까지 받아 점수를 주려고 해.
놀토에 학교 오라고 한다더니 왜 다음 주 월요일이냐고? 선생님이 생각 못했던 일이 발생한 거지. 예방접종. 아무리 공부가 중요하다고 해도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잖니. 그래서 오늘과 내일은 남게 하지 않을 거야. 수업 마치고 얼른 집에 가서 따뜻하게 몸을 잘 보호해야하니까. 선생님에게 우리 공주들은 귀하고 소중한 사람들이거든. 모두 건강하니 별일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조심은 해야 하니까. 그래서 놀토 지나 다음 주 월요일까지로 기한을 다시 정한 거야.^^ 그 만큼 선생님은 우리 공주들 걱정하고 많이 사랑해.
정리하면 오늘과 내일 남을 필요 없고 다음 주 월요일까지 내면 된다는 거야. 물론 다 된 사람은 그 전에 가져오면 되고.
그리고 부탁할 것이 있어. 과제를 하지 않거나 남지 않아 부모님들과 통화하는 과정에서 참으로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당황하고 속상하고 놀라운 일들이 적지 않았어. 학교에서의 일들을 부모님들께 전할 때 제대로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야.
“몰라, 그냥 무조건 남으라하더라.”
“월요일 숙제내면서 내일까지 하라는데 말이 돼? 30쪽이나 되는 걸. 하루 만에 못하는 게 당연하지. 그래놓 고 남으라고 하고.”
“이런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하는데... 우리 반에 이 숙제 한 아이는 서너 명도 안 되는데... 안 해도 된다.”
“과제를 냈는데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버리더라.”
“잘못 한 것도 없는데 남아서 벌서고 가라고 하더라.”
등등 부모님들을 통해 듣게 된 이야기들은 선생님을 참 힘들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하는 것들이었어.
그런 말을 들은 부모님들에게 선생님은 어떤 사람이 되었을까?
“무슨 그런 선생이 있어?”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잖니? 어제는 그런 생각이 들더구나. 오해로 인해 분하고 억울하다는 생각보다는 많이 서럽다는 생각이 들었어. 선생님이 그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다 우리 공주들을 위해서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었는데.... 그로 인해 오해와 비난까지 받아야 하다니 말이야.
누구나 쉽게 이야기 할 수 있어. 당장의 내 앞의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큰 악의 없이 스스로의 입장만 생각하고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거 알아. 그러기에 이해하고 싶어. 하지만 아이들이 하는 그런 몇 마디로 인해
‘너거 선생은....’
‘너거 학교는.....’
그리고 이 세상 모든 선생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래.
과제를 잘 해낸 사람들도 이 편지를 끝까지 읽어 달라 부탁한 것도 바로 이 이야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어.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말이야. 선생님의 뜻을 잘 헤아려 주기 바란다. 건강 조심하기를....
2009년 11월 26일 과학 선생님이 사랑을 담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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