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잘 먹자

쭈꾸미 볶음과 소면

착한재벌샘정 2004. 5. 27. 07:11

 나는 참 이기적인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 특히 원고 마감일이 다가오면 우리 집 주방문은 굳게 닫힌다. 주방문을 닫는 다는 것은 주부로서의 일을 전혀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남편과 아이가 점심을 챙겨 먹는 소리를 들으면서 낮잠이 들었고 산책에서 돌아오는 소리에 잠이 깼다. 오후 3시, 혼자 늦은 점심을 챙겨 먹는데 남편이 한 마디 했다.

 

“밥 먹네?”

“무슨 말이에요?”

“난 당신은 밥도 안 먹고 사는 줄 알았지?”

 

일이 많다고 징징거리더니 글은 쓰지 않고 낮잠까지 자는 마누라가 못마땅했던 모양이었다. 잔뜩 예민해진 탓에 잘못하다가는 말다툼이라도 나겠다 싶었다.

 

“지금 너무 일이 많아 우울증이 생길 지경이거든요. 이럴 때는 평소 아무렇지도 않은 말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것 같으니 오늘만큼은 좀 치사하고 더럽다 싶더라도 좀 조심하고 배려해줘요.”

 

그러고 돌아서는데 문득 남편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나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을까?

 

‘힘든 일주일 보내고 푹 쉬고 싶거든. 그런데 그게 안 되고 있어. 이럴 때는 평소 그냥 넘어가던 말에도 화가 나. 당신이 나를 배려해줬으면 좋겠어.’

 

저녁까지 굳게 닫으리라 생각했던 주방문을 활짝 열고 선택한 메뉴가 ‘쭈꾸미 볶음과 소면’. 국수를 무척 좋아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국수를 너무 싫어하는 나는 반성(?)하는 마음에 저녁을 굶었다. 어휴~~ 배고파.  

 

◇재료= 쭈꾸미 300g, 소고기 100g, 소면 300g, 배추 3장, 양파 1개, 풋고추 1개, 붉은 고추 1개, 당근 5㎝, 대파 ½대, 상추 3장, 깻잎 5장, 생 표고버섯 2장, 푸른 피망½개, 붉은 피망½개, 배½개, 올리브유, 볶음 양념(고추장 2큰술, 배즙 2큰술, 양파즙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청주 1큰술, 간장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추 약간), 소고기 양념(간장 ½작은술, 배즙 1큰술, 양파 1큰술, 다진마늘 ½작은술, 깨소금 ½작은술, 설탕 ½작은술, 후추 약간)

 

◇만들기=①소고기를 양념에 재워 둔다.

②쭈꾸미는 먹물과 내장을 제거하고 소금물에 주물러 씻은 후 세로로 두세 조각으로 자른다.

③배추와 양파, 피망, 표고버섯, 당근, 대파는 비슷한 크기로 큼지막하게 채 썬다. ④풋고추와 붉은 고추 ½개는 어슷하게 썬다. 남은 붉은 고추 소면 장식용으로 동글동글하게 썬다.

⑤준비한 재료로 볶음 양념을 만든다.

⑥국수를 삶는다. 팔팔 끓는 물에 소면을 넣고 올리브유 한 두 방울을 떨어뜨리면 윤기 있는 면발을, 소면을 넣고 끓을 때 찬물을 한 컵 냄비에 넣으면 시간이 지나도 면발이 잘 들러붙지 않게 된다.

⑦달군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른 후 양념장을 넣은 후 소고기, 쭈꾸미 야채 순서로 넣어 볶는다.

⑧불을 끈 뒤 채 썬 깻잎을 넣고 섞어 준다.

⑨상추를 세로로 두 등분 하여 접시 가장 자리에 놓고 상추 사이에 삶은 소면은 돌돌 말아 놓고 붉은 고추로 장식한다.

⑩접시 가운데 쭈꾸미 볶음을 얹어 낸다.         

 

                  0520-1 

 

                  05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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