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손님 초대는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이다.^^

착한재벌샘정 2013. 11. 8. 20:58

손님 초대는 나와 우리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이다.^^
집에 손님이 이틀 묵고 있다니 한 친구가 이런다.
"니는 집도...하이고...바빠서 청소도 제대로 못하고 살믄서 무슨 손님...일을 번다 벌어."
또 한 친구는 이런다.
"솔직히 서로 번거롭지않아? 그냥 깔끔하게 호텔서 묵으면 서로가 편하지. 손님도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남의 집서 자는 거 그거 결코 편치 않거든. 아침에 주인집 덜그덕거리는 소리에...하여튼 나는 반댈세. 우리처럼 이런 사이라면 또 몰라도 페북친구를 집에...니니까 하는 거라 생각할게."

1. 청소
살림사는 사람은 이 느낌 알거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때가 손님 온다하면 갑자기 그 모습을 너무도 선명히 드러내는 거, 손님이 남의 집 서랍을 열어 볼 일 만무한거 뻔히 알면서도 뒤죽박죽된 서랍이 눈에 들어오는 거...
손님 초대하고 나면 그 어떤 명목의 대청소로도 해결되지 않던 곳곳이 정리정돈 되어 사는 공간의 질이 높아진다.
그리고 뽀송한 이불이 주는 상쾌함까지...^^

2. 음식
'소박한 밥상'은 바쁜 나에게 참 좋은 도피처이기도 하다. 손님 위해 준비한 음식들은 나의 가족을 위한 것도 되기에 나와 내 가족의 먹거리의 질이 높아진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따듯한 밥 한끼 대접하는 건 그 사람을 위한 응원이기도 하다.

3. 성장
가장 크게 높아지는 건 나눔의 체험을 통한 마음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평소 방청소를 무지 싫어하던 정빈양은 자신이 주사용자인 침실, 옷방, 서재의 3개의 방을 청소하고 침실은 손님에게 내어주었다. 그 과정에서 정빈양의 질문
"이게 저한테는 뭐가 좋아요? 귀찮게 청소도 하고 방도 내주고 불편하기만 하구만..."
나의 대답은 이랬다.
"마음이 크잖아요. 나 아닌 누군가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인 수고를 하고, 방도 내어주고...당장은 불편하고 손해인듯 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는 없어보이지만 분명 마음이 쑥쑥 자랄걸요.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요. 그리고 내 것을 양보하는 마음, 그로인해 누군가가 정빈양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할 때 느끼는 기쁨...이런 거요. 어머니가 손님을 초대한 이유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우리 정빈양을 위한 선물이라 생각했기 때문인걸요. 낯선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지내보는 거, 좋은 경험이잖아요."
씨익~~웃으며 최선을 다해 청소하고 엄마를 도와준 정빈양의 마음의 크기는 분명 한뼘은 커졌으리라.^^
또한 나를 내려놓는 연습으로도 아주 괜찮은 방법이다. 있는 척, 잘사는 척 하지 않아야, 폼나는 척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내보일 수 있어야 흔쾌히 손님을 초대할 수 있다. 이렇게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4. 보답 릴레이
예슬양을 위한 보답 내지는 투자이기도 하다. 멀리 런던에 있는 예슬양도 혼자가 아닌 주변의 많은 분들의 도움과 배려로 살아가고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거고 그러기를 바라는 것 또한 솔직한 마음이다. 예슬양을 도와주는 분들께 직접 보답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고마움을 갚는 릴레이라나 할까...ㅎㅎ
그러면 이 고마움의 에너지가 멀리 런던까지 도달하여 우리 예슬양 주변의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결국은 예슬양을 위한 마음이 될 것 같은...이렇게라도 하고픈 엄마 마음.
다같이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내 마음의 질이 높아지는 따듯한 경험.

5. 소통과 이해
가족의 가치가 합의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소통이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내가 아무리 손님을 초대하고 싶어도 남편이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를 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이다. 아이 역시 왜 손님방도 따로 없으면서 왜 이러느냐가 아닌 상대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주는 마음이 있기에.
"난 뭘하면 되노?"
"전 뭘 해요?"
라고 물어주는 서로를 이해하려 하는 가족.

6. 공유할 추억 만들기
따듯하고 좋았던 추억은 삶의 힘이 된다. 누군가 선뜻 자신을 초대해주고 마주 앉아 밥 한 끼 같이 먹고 즐겁게 수다를 떨고, 화장 안 한, 부스스한 모습도 다 보여 주며 함께 한 기억...
내 초대에 선뜻 응해주고 거리낌없이 내 집을 찾아와 주고, 크게 쾌적하지도 않고 곳곳이 적지않게 불편하면서도 함께 해 준 누군가...
이렇게 같은 순간을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사이가 된다는 거...저절로 미소가 떠오르지 않는가

그래서 손님 초대는 나를,그리고 내 가족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