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스마트폰으로 생긴 스마트하지 못한 황당 사건

착한재벌샘정 2011. 2. 21. 02:38

제가 지난 15일 드디어 스마프폰을 구입했습니다.

저도 남편도 물건은 한 번 사면 고장이 나지 않은 한은 잘 바꾸지 않는 편입니다.

냉장고도 에어컨도 중3인 정빈이 나이보다 많거나 같은 것들이니까요. 특히 요즘 냉장고는 양문형이 대세인데 집에 오는 친구들마다 아직 이 냉장고냐고 웬만하면 바꾸라고 하는데.....저희 집은 냉장고를 바꿀 이유를 아직 찾지 못하고 있어요.^^

540ml짜리인데 거기도 넣을 것이 별로 없어서 늘 반은 비어 있으니 용량 부족도 아니고, 고장 없이 너무 잘 돌아가니 말입니다. 에어컨도 일년 내내 공기정화기로 사용하느라 커버 한 번 씌우지 않고 열심히 사용하는데도 고장 한 번 안나고 너무 잘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런데 유독 휴대폰은 수명이 길지 못하네요. 제가 쓰던 폰이 겨우 2년반 밖에 안됐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저절로 카메라가 작동이 되었다가 마음대로 인터넷에 접속했다가 저절로 꺼지는 등 아주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지라 할 수 없이 폰을 바꾸게 되었는데 다들 스마트폰이 대세라며 적극 추천을 하더군요. 아이폰과 갤럭시s로 압축이 되었는데 거의 모든 것이 아이폰쪽으로 마음이 갔지만 단 하나 키패드가 크다는 것때문에 갤럭시s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얼굴도 크지만 남달리 손이 엄청 크거든요. 다들 저와 악수를 하면 저의 손의 크기와 두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답니다. 웬만한 남자 손보다 훨씬 크답니다.ㅠㅠ 그런 저인지라 손의 피부가 닿아야만하는 정전기식인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에서 키패드의 크기는 너무도 중요한 조건이거든요.

아직 익숙하지 않아 어찌나 긴장하고 힘을 주었는 지 팔이 저리는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는 중입니다.ㅠㅠ

문자나 카카오톡이 올까봐 무서울 정도라니까요.ㅎㅎㅎ 손가락이 너무 크다보니 오타가 너무 자주나고 오타 정도가 아니라 여기저기 다른 메뉴로 가버리는 바람에 음성으로 문자를 입력하는 기능이 있어 써 보았더니.... 천천히 발음을 정확히 해도 띄어쓰기와 부정학한 단어로 변환되어 너무도 엉뚱한 의미가 되어버리는 일이 종종 있어 그것도 쓰기가 쉽지가 않더군요. 아, 정말 왜 정전기식인지.... 이번처럼 제 큰 손이 이렇게 크게 느껴지기는 살다가 처음인 듯 합니다. 가죽 장갑사러 갈 때보다 더 저에게 큰손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주네요. 이 스마트폰이.잉잉잉

그렇게 큰 손으로 제일 먼저 한 것이 인터넷에 접속하여 다음날 있을 출장 때 타고 갈 기차표를 예매해 보는 일에 도전(?)을 했습니다. 정말 너무 넙적한 손가락으로 인해 수십번의 실수를 하고 드디어 코레일 홈피에 접속 기차표를 예매를 했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컴퓨터를 켜지않고 할 수 있음에 스마트폰 사용에 뿌듯함과 보람을 한껏 만끽하고는, 이제 그 유명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 받기 시작했지요. 그런데 애플리케이션 중 <글로리>라는 것을 발견하고 다운을 받았습니다. 인터넷 접속하여 코레일 홈피 검색하여 찾아가는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차 승차권을 볼 수 있도, 참 편리하더군요. 진즉에 알았으면 아가 그 고생을 안했잖아.... 싶은 것이. 몇 번이나 '승차권 확인'을 눌러 확인해보며 혼자 신통해했지요. 11시 28분 동대구에서 대전.

그 다음날, 동대구역에 도착. 은행 볼일이 보고 조금 일찍 도착한 기차역. 거기서 우연히 중고등학교 시절 불교학생회를 같이 했던 후배를 우연히, 정말 몇십년 만에 만났습니다. 11시 20분 차를 타고 서울로 출장을 간다고 하더군요.

'11시 20분? 나는 11시 28분 기차.'

이렇게 말하면서도 별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고, 그 후배가 기차 시간이 다 되었다기에 다음에 한 번 보자는 인사를 하며 헤어지는데 무엇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번쩍 드는 겁니다.

'11시 20분 기차가 있고 바로 8분만에 또 기차가? 뭔가 이상한데?'

얼른 글로리에서 승차권을 확인하니.... 어머머 이게 무슨 일입니까? 몇 번이나 확인할 때는 전혀 이상한 것을 느끼지 못했던 승차권이었는데...

제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이 있으니

대전에서 동대구

제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통해 예매한 기차는 동대구에서 대전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대전에서 동대구로 오는 기차였던 겁니다. 하도 여러번 다른 키패드를 눌러 다시하고 다시 하는 동안 실수를 한 모양이었어요. 일단 반환이 가능한지 승차권 반환을 누르니 1,700원 수수료를 물고 취소간 된다고 하더군요. 일단은 안심. 근데 문제는 오후 강의 시간까지 갈 수 있는 기차가, 좌석이 있느냐는 것이죠. 얼른 스차권 자동 발매기로 달려가 바로 구매를 눌러보니.... 아, 이럴수가 일반실이고 특실이고 매진이라는 겁니다. 그 때 퍼뜩 든 생각.

"혹시 나같은 사람이 또 있을 지 알아? 직전에 예매 취소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강의가 대전이 아닌 공주에 있는 충남교욱연수원이었던 까닭에 그 상황에서는 도저히 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하에 바로 구매 버튼을 몇 번이나 다시 누르기를 하며 최대한 빠른 시간에 예매 가능한 좌석이 있는 지를 알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조상님이 도우시는 지 특실 한 자리가 갑자기 뜨는 겁니다. 결국 한 참 늦은 시간에 1시간도 안 걸리는 대전까지를 만원 가까이나 더 주고 특실을 타게 되게 되었지요. 에궁 어찌나 아깝던지요.ㅠㅠ 그 다음은 연수원까지가 문제인데....

대전역에서 유성터미널로, 거기서 시외버스 타고 공주로, 다시 거기서 연수원 가기로 했던 계획은 무참히 깨어지고 유일한 방법은 대전서 바로 택시를 타고 연수원을 가는 것. 택시비가 문제가 아니라 강의 시간까지 도착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 상황이었답니다. 그래도 다행이 강의 15분 전에 도착하여 무사히 강의를 마칠 수 있었고, 마침 대전까지 가시는 분이 계셔서 대전까지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어요. 

아이들에게 이 황당한 사건을 이야기 하면서

"그래도 대전까지 연수 오신 선생님 덕분에 편하게 공짜로 올 수 있었으니 갈 때 택시타고 간 거 쌤쌤이 된 거라고 생각해."

했더니 두 아이 동시에

"갈 때 계획대로 가셨으면 교통비가 아주 절약되었지 어떻게 쌤샘이에요? 아유 정말~~~"

이러더군요.ㅋㅋ  정말 스마트하게 살아보고자 했는데 아이들 말처럼

"아무리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으면 뭐해요? 쓰는 사람이 스마트하게 쓸 줄을 알아야죠."

 

근데 그 스마트폰은 결국 저와 인연이 아니었나 봅니다.

18일, 남편이 일본에 가기로 되어 있어 아침부터 마음이 급한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8시 4분에 폰이 멈추어 버린 겁니다. 전혀 모든 것이 안되는 거예요. 급한대로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갤럭시s가 꽤 그런 현상을 많이 나타내는 지 저와 같은 상황을 이야기 하는 글들이 적지 않더군요. 긴급 복구를 하면 저장된 전화 번호 등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고 초기화가 되니 조심하라는 글을 보니 정신이 번쩍. 

개통한 대리점에 전화를 해보았지만 그 시간에 문을 열었을리 없으니 당연히 통화가 안되고.... 일단 폰부터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9시부터 한다는 A/S센터를 찾았습니다. 급하게 오늘 하루는 사용을 해야하는 상황인지라....당장 출근했다가 일본 가기 위해 김해공항으로 가는 남편과 몇 시간 후에 만나 짐을 전달해야하는데 폰이 안되는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더군요. 남편과는 정말 안되면 아이들 폰을 빌려 쓰면 되지만 그날 따라 정말 일이 많은 날이었고 연락 올 곳도 많았거든요. 폰이라는 기계에 이렇게 의존해서 사는가 싶은 마음이 들면서 생각이 참 많았습니다. 스마트폰 사면서 통신사 이동을 했고 집 전화까지 함께 바꾸어 10시 반에 설치하러 오기로 한 약속 등... 제 전화로만 연락이 가능한 약속들이 줄줄이 있었거든요.ㅠㅠ

A/S센터 기사는 기술도 좋게 일단 폰을 살리기는 했지만 개통한 대리점에 가서 새 상품으로 교환을 하라고 했습니다. 이 때 꼭 명심해햐 할 것은 폰의 상태를 알려주는 메모가 적힌 기사의 명함을 꼭 가지고 대리점에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넷에 검색했을 때 그런 정보가 있었는데 그 기사도 자신의 명함을 꼭 가지고 가라고 당부를 하더군요.

하지만 집전화 설치 시간이 다 되어 가고, 휴대폰 가게도 첫 손님이 교환하러 온 손님이면 기분이 그렇겠다 싶어 일단 집으로 갔습니다. 또 그런 현상이 일어날까 조마조마하면서....

여기 쓰기에는 너무 많은 사연들이 있었고....어쨌거나 그날 밤 9시 반이 되어서야 폰을 새 것으로 교환을 할 수 있었어요. 

개통하고 14일 지나지 않으면 새 제품으로 교환이 가능한데, 대리점에 교환하러 갈 때 A/S센터 기사의 메모가 적힌 명함 꼭 가져가야 하고, 살 때 같이 받은 이어폰 등은 다 챙겨 갈 필요없이 교환할 폰만 가지고 가면 되더이다.

아참, 제가 폰 바꾸려고 3일 동안 12군데의 휴대폰 가게를 다니며 상담을 받아보았는데 폰 값이 너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월 65,000원인 정액 요금제에 24개월 약정을 했을 때 매월 내야하는 폰 가격이 9740원에서 3280원까지. 너무 차이가 많죠? 월금액에 24개월을 곱하면 233,760과 78,720원이 되니 그 차이가 엄청나잖아요. 여기서 팁 하나.

상담을 받을 때 그 가게의 조건들을 상세히 잘 기억을 해두어야 비교를 잘 할 수 있으니 메모를 꼭 하는 것이 좋고요, 그 다음은 일시불은 절대 안되고 최소 24개월 약정 기간으로 할부를 해야햐는 할부 이자가 5.9%인데 이거이 이런 거였습니다.

이리지리 여러가지 할인을 하고 난 뒤 

'본인이 부담해야할 폰 가격이 10만원인데 이것을 24개월 할부로 내시면 월 4,170원 정도됩니다. 이자는 5.9% 별도입니다.'

이럴 때 보통 이자가 얼마일거라 생각하세요? 폰 값인 10만원에 5.9%일거라 생각하기 쉽잖아요. 근데 실제로는 폰의 소비자가격, 만약 85만원이라면 85만원의 5.9%라는 겁니다. 그러니 이자만 5만원돈이 된다는 거죠. 그럼 매월 2,090원이 이자로 나가야 되니 매달 6,260원이 청구서에 적혀 있겠지요.

폰을 바꾸는 과정에서 공부 많이 한 느낌입니다. 너무 큰 손가락의 문제와 요금이 많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지만 스마트폰이 여러가지 편리함을 주는 것은 사실이더군요. e북으로 책 읽기와 무료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다운 받은 영어공부하기 등도 제게는 큰 도움이 되고요. 배터리가 너무 빨리 소모되는 단점도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 스마트폰으로 얼마나 스마트하게 살 것인가는 제 몫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