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여러분들은 스트레스가 쌓일 때 어떻게 푸시나요?

착한재벌샘정 2008. 12. 16. 01:11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면서 돌아보니 제가 요즘 스트레스가 많이 쌓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오늘 한 일들을 주욱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예쁜 머리 핀 꽂기 - 제가 머리에 핀을 꼽거나 머리를 묶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인데 가끔 기분 전환을 위한 호사(?)로 핀을 꽂을 때가 있어요. 오늘은 아주 큰 밍크로 된 머리핀을 꽂았는데.... 지난 금요일에 산 것으로 어제 친정에 갔다가 어머니께 혼이 많이 났답니다. ㅋㅋㅋ 저보고 동막골에 출연할 거냐시면서요. 그래도 꿋꿋하게.... 예쁘다는 것은 절대적인 저의 기준입니다. 제가 폰을 아주 애용하는 사람인지라 1년 조금 넘었는데 완전히 망가져 바꿨더니 셀카가 아주 불편하고 외장메모리가 밧데리 옆에 들어 있는 아주 불편한 구조라 사진을 올리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한 동안 새 폰에 적응하려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2. 조금(?) 낮은 신발 신기 - 제가 아찔할 정도로 힐을 좋아하는데 오늘은 제가 가진 신발 중에 가장 편한, 그렇지만 굽은 8㎝로 골라 신었네요. 편안한 걸 원하지만 그래도 쉽게 힐은 포기를 못합니다요. 정빈이가 그럽니다. 자기가 170이 되면 저희 가족 중에 170안 되는 유일한 사람이 어머니인데 어쩔 거냐고? 모자라는 2㎝ 때문에 너무 슬프겠다고. 아, 그런 날이 곧 올 것 같은데 힐의 높이는 자꾸만 낮아지고 있고....

3. 편한 옷 입기 - 어제 분명 잠자리에 들기 전에는 체크무늬 재킷과 치마를 준비해두었는데 아침에 입은 옷은 스판 스키니 바지에 목 티, 그리고 가장 따뜻한 코트. 이 코트를 입고 처음 학교에 간 날 모두들 평소 저의 옷과는 너무 다른, 너무 얌전해서 이상하다고 하시지 뭡니까? 이 코트를 산 이유는 팔이 손목을 덥는다는 이유였어요. 제가 옷을 고를 때 소매 디테일에 가장 신경을 쓰는 편이다보니 옷들이 전부 소매가 많이 특이한 옷들이고 그러다 보니 소매가 손목까지 오는 옷이 잘 없는 거예요. 손목이 다 덮인다는 이유로 샀던 그 코트는 거울 속의 저를 봐도 제가 낯설 정도로 너무 심플하고 얌전(?)한 거 있죠. 그래서 좀처럼 저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데 오늘은 일단 제 코트 중에 가장 가볍고 가장 따뜻한 것이라 선택 되었답니다.

4. 장갑 끼기 - 제가 장갑을 아주 좋아합니다. 손이 상상 이상으로 큰지라 마음에 쏙 드는 장갑을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바닥은 가죽이고 손등은 모직으로 된, 제가 가장 아끼는 장갑을 오늘은 유난히 더 열심히 낀 것 같아요. 날씨도 그리 춥지 않은데.... 수업이 비는 시간 교무실에서도 장갑을 끼고 잠시 있으면 포근한 느낌때문에 기분이 아주 좋아진답니다. 제가 스트레스 상태가 되면 약간 답답하다 싶을 정도로 따뜻하게 하는 버릇이 있거든요. 남들은 시원한 게 좋다는 데 저는 약간 땀이 삐질 날 것 같을 때가 기분이 가장 좋답니다. 참, 얼마 전 너무 마음에 드는 필목까지 오는 긴 가죽 장갑을 발견했는데.... 에구머니나, 장갑 찢을 뻔했습니다.ㅎㅎ 

5. 빨간색 원피스 사기 - 오늘은 퇴근길에 쇼핑을 했습니다. 일이 너무 많아 그런 지 기분이 자꾸만 가라앉는 것 같아 저 자신에게 선물을 하고 싶었어요. 머플러나 브로치나 스타킹 등 소품으로 아주 화려한 것으로 사고 싶었는데 한 눈에 반한 원피스가 있지 뭡니까. 아울렛 매장이라 지름신이 생각보다 쉽게(?) 내리더군요.^^ 색도 마음에 들지만 제가 좋아하는 캐시미어 혼방이라 그 감촉이 너무 맘에 들어요. 제가 촉감에 무지 민감하거든요. 

6. 세차 하기 - 해야지 해야지 하며 미루던 세차를 드디어 했습니다. 내일 출근할 때 깨끗한 모닝을 만날 것을 생각하니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저희 체육부장님은 저를 ‘모닝’이라 부르신답니다. 모오니잉~~ 오늘은 일찍 출근하네? 모오닝~~~ 오늘은 기분이 좋아 보이네, 뭐 이렇게요.^^

7. 잡지책 빌리기 - 잡지 책 속의 멋진 화보들을 보는 것이 제가 스트레스를 풀 때 꼭 하는 일입니다. 동네에 있는 인도 보석가게에 차를 마시러 ‘마실’을 가기도 하고요. 색색깔의 예쁜 보석을 보면 기분이 너무 좋아지거든요. 보석 테라피가 아주 효과가 있어요. 보석가게 주인장은 어느 새 친구가 되었고 아주 맛있는 차를 무한정으로 주며 공짜로 보석 구경도 실컷 할 수 있게 해주거든요. 오늘은 시간이 도저히 없어서 그곳에는 가지 못하고 잡지책 속의 사진들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8. 가요 한 곡만 반복하여 듣기 - 제 차가 경차다 보니 CD가 1장 밖에 안 들어가요. 그래도 보통 때는 CD에 있는 노래는 다 듣는데 한 곡만 하루 종일 들을 때가 있어요. 오늘이 그랬어요. 김종국 신곡 CD를 넣어두었는데 노래 제목은 모르겠네요. 필이 확! 꽂인 노래인데 그 가수가 지금 열심히 밀고(?) 있는 노래는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는 M TO M의 노래를 듣고 있습니다. 제가 이 가수를 예전에 SG 워너비 콘서트 갔다가 게스트로 나온 것을 보고 반했거든요. 한 곡만 질리도록 들어 볼 참입니다.       

9. 퀼트로 만든 것을 찾다 - 작은 물건들을 넣는 파우치를 퀼트 제품으로 바꾸었어요. 예전 같으면 마음에 드는 것으로 만들겠지만 지금은 그럴 상황이 아니라 그저께 아는 퀼트 선생님을 찾아가 작품 해 놓은 걸  사겠다고 떼를 무진장 써서 하나 구했습니다. 제가 만든 것들은 어쩌다 보니 모두 선물로 줘버려서 제게 남은 것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ㅜㅜ 알고 지낸 10년 넘은 세월을 감안하여 갈등 갈등하시다가 내어주시더군요.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너무 좋아 행복합니다.

10. 고구마 찌기 - 저는 고구마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그런데 아직 먹지는 못했어요. 너무 바빠서. 내일 아침에 먹어야 되겠어요.

11. 책 안 읽기 - 오늘은 교과서와 잡지책 말고는 단 한 권의 책도 펼치지 않고 지나갔습니다. 지난 토요일까지 추천도서 서평을 쓰느라 눈에 이상이 올 정도로(결국 오늘 눈 때문에 병원 행ㅜㅜ역시 알레르기 현상 중 하나라네요.) 책을 읽은 지라 오늘 만큼은 책이 징글징글하다는 생각이 드는 걸 어떡해요.

12. 은행에 들러 현금 찾기 - 제가 지갑에 돈을 넣어 다닐 때가 잘 없습니다. 카드도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기 때문에 지갑에는 주민등록증만 달랑 있을 때도 있어요. 돈이라는 게 있으니 자꾸 쓰고 싶고 또 쓸 일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생각한 방법이 빈 지갑으로 다니기. 일단 없으면 쓰는 일을 미뤄야 하니까. 그러다 보면 그냥 안 쓰고 넘어 갈 때도 있고요. 그런데 오늘은 빈 지갑이 영 거슬리는 겁니다. 만 원짜리 몇 장이 들어 있으니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는 건 왜 일까요?

 

또 무엇을 했죠? 저만 아는 일을 누구에게 묻고 있는 건지요?

미루었던 메일 답장 쓰기, 발 씻고 다시 신을 양말을 고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고르느라 고민하기, 잔주름도 늘고 기미도 낀 것 같아 투덜거리며 밤에는 거의 바르지 않는 화장품 바르기. 밤에 화장품을 바르면 잘 붓는데다가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이 있어 화장품이 베개에 묻는 것이 싫어 좀처럼 안 바르는데 오늘은 덕지덕지 많이도 발랐습니다. 갑자기 얼굴까지 스트레스 지수를 높이는 거 있죠.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안 그래도 큰 바위 얼굴 화장품 때문에 부어 두 배는 되어 있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제가요, 마음에 드는 옷이 있었는데 머리가 커서 안 들어가는 굴욕(?)을 당한 적도 있거든요. 푸하하 어찌나 당황스럽던 지요.

여러분들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시나요?

남편은 이럴 때 딱 한 잔 하는 게 아주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저는 술을 안하는지라.... 그런 생각은 들지를 않아요. 저에게는 <예쁘고 따뜻한 것>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가장 많이 되어준다는 결론입니다. 달콤한 치그 케이크를 먹거나 허브 차를 마시는 일도 좋아하는데..... 커피를 잘 마시지는 않지만 향이 좋은 커피를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그래도 저는 아주 현실적인 사람이라 목을 생각해 오늘 하루 종일 모과차만 마셨답니다.^^ 잘 때도 가장 가볍고 따뜻한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자는.ㅋㅋ 가끔 졸려 켁켁거릴 때도 있지만요.  

 

아, 넬의 노래로 바꾸었어요. 목소리가 너무 좋으네요. 이제 넬의 노래를 한 동안 듣게 될 지도 모를 일이에요. 이렇게 자신을 되돌아보니 제가 욕심이 많다는 결론입니다. 특히 요즘은 강의 욕심에 너무 많은 일정을 잡아 놓아 스스로를 시간이라는 감옥에 가둬두고 힘들어 하고 있네요. 그 감옥을 나올 수 있는 것도 저 자신이겠지요. 감옥을 부수는 일보다는 감옥의 크기를 늘여 너무 옥죄는 느낌을 조금은 줄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의 저에게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글쓰기는 치유의 한 방법이라는 것을 새삼 절감합니다. 새벽 1시가 훌쩍 넘어버렸고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지만 도리어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한 숨 쉬고 가려니 조급하기보다는 도리어 느긋해지네요.   

내일은, 아니 오늘이 되어 버렸지만 아주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아요. 느낌이 그래요. 저는 느낌이 아주 강하거든요.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으면 진짜 좋을 일이 생긴다니까요.

여러분들에게도 좋은 일이 함박눈처럼 쏟아지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해피해피 데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