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정빈이와 서울에 와 있어요.

착한재벌샘정 2003. 6. 9. 11:22
칼럼 식구 여러분들, 봄맞이 잘 하고 계시는지요?그동안 너무나 바빴답니다. 이런 저런 일로...

무슨 일이 있는가 궁금해 하실 분들이 계실 것같아서 잠시 컴에 들어 왔답니다.

저는 지금 정빈이와 서울에 와 있어요.
지난 겨울 정빈이의 검사 결과가 좋지않아 정밀 검사를 하러 와 있어요.

왼쪽 폐의 크기가 많이 작고 기능이 저하되어 있어 심장에서 폐로 가는 혈관의 협착 정도가 어떤지를 알아 보고 그 결과에 따라 그 다음 일이 진행이 될 것 같아요.

지금 가장 큰 바램은 좋은 결과 나와서 금요일에 대구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정빈이는 심장에만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폐동맥이 매우 좁은 상태로 태어났거든요.

검사 결과가 좋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칼럼 식구 여러분들이 저희 정빈이를 사랑해주시는 마음이 너무나 커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좋은 결과 나오면 얼른 알려드릴게요.

학교를 비워야 하기에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해두려는 일로 더없이 바빴고 출장 간 줄 아는 저희 학교 아이들에게는 너무나 미안한 마음입니다.

전화와 문자 메세지 주신 분들, 메일 주신분들 많았는데 제가 약간 무기력증에 빠져있었던 것 같아요. 어쩐 일인지 전화도 답글도 보낼 수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칼럼에 글을 남기신 분들께도 답글도 달지 못하겠더라고요.

누군가를 향해 글을 쓰거나 전화기를 붙잡고 말을 꺼내면 제 속에 있는 슬픔이,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아서 겁이 났었어요. 그래도 되는데 바보같이, 하실 분 많으시죠?
글쎄 말입니다. 그래도 되는 줄 알면서도 그러지 못했네요.^_^

정빈이는 마취하는 것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깰 때 너무 너무 기분이 나쁘고 힘들대요. 하지만 또 그렇게 싫어하는 전신마취를 해야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아프네요. 저 지금 울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답니다. 이렇게, 여러분들을 향해 엉엉 한 번 울고 나면 다시 기운이 솟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가 너무 힘들 것 같아서... 이래도 되는 거죠?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시리라 믿습니다.

이제까지 잘 참다가 막상 서울에 오니 의기소침해져서 이렇게 칼럼 식구들에게 기댑니다.^_^

늘 건강하시고 좋은 봄 맞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