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 축구 역사에 한 획이 그어진 날이죠? 정말 멋진 날입니다. 정말 한국 화이팅!!!이에요. 그럼 좀 흥분을 가라 앉히고 오늘 이야기를 시작할게요. 저희 집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사건이 생겼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하게도 남자가 월경을 하고 여자는 하지 않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렇게 되면 분명 월경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남자들은 자기가 얼마나 오래 월경을 하며, 생리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자랑하며 떠들어 댈것이다. 초경을 한 소년들은 이제서야 진짜 남자가 되었다고 좋아할 것이다. 처음으로 월경을 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 선물과 종교의식, 가족들의 축하 행사, 파티들이 마련될 것이다. 지체 높은 정치가들의 생리통으로 인한 손실을 막기 위해 의회는 국립 월경불순 연구소에 연구비를 지원한다. 의사들은 심장마비보다는 생리통에 대해 더 많이 연구한다. 연방정부가 생리대를 무료로 배포한다. 그렇지만 "총각들의 산뜻한 그 날을 위하여"라고 광고하는 폴 뉴먼 탐폰이나 무하마드 알리 패드, 존 웨인 맥시 패드, 조나마스 조크 쉴드 패드를 사서 쓰는 남자들도 있다. 통계 자료들이 동원되어 월경중인 남자들이 스포츠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올림픽에서도 더 많은 메달을 획득한다는 것이 증명된다. 군장성들, 우파 정치인,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은 월경은 남자들만이 전투에 참가해 나라에 봉사하고 신을 섬길 수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피를 얻기 위해서는 피를 받쳐야 한다."). 우익 정치인들은 생리를 하는 남자들만이 높은 정치적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화성이 주기에 따라 일어나는 신성한 월경도 하지 않는 여성이 고위직을 차지한단 게 말이 되는가?"), 종교 광신도들은 남자만이 신부나 목사가 될 수 있고 신 자체도 남자이며 남자만이 랍비가 될 수 있다는 증거가 바로 월경이라고 주장한다("신께서는 우리의 죄를 사하려고 피를 주셨다" , "매월 한 번 씩 행해지는 정화의식이 없는 여성들은 깨끗할 수가 없다."). 하지만 자유주의자들과 급진주의자들은 여성은 남성과 동등하며 다만 다를 뿐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여자들이 월경권의 우선성을 인정하기만 하면, 또는 여자들도 매달 한 번씩 스스로 몸에 상처를 내서 피를 흘리기만 하면, 그들도 남성의 지위에 오를 수 있다고 말한다("혁명을 위해서라면 여러분도 피를 흘려하만 합니다."). 뒷골목 건달들은 "그 치는 패드를 세 개나 하고 있어". 라든지 "실은 다섯 개야." 따위의 농담을 나눈다. 어두컴컴한 뒷골목 한구석에서 이런 식의 인사를 나누면서 손바닥을 맞부딪치기도 한다. "어이, 오늘 좋아 보이는데?" "응, 오늘이 그날이거든." 텔레비전 토크쇼 등에서 월경이라는 주제를 공공연하게 다룬다. 이를테면 <해피 데이즈>에서는 두 번이나 월경을 걸렸다고 걱정하는 남자 주인공을 위로하고 있고, <힐 스트리트 블루스>는 동네의 남자들이 모두 월경주기가 같다는 놀라운 소식을 전한다. 신문들도 마찬가지다. (여기까지는 눈이 아픈 - 지금 눈 한 쪽이 곪아서 고생 중 - 엄마를 위해 예슬이가 옮겨 주었답니다. 이런 경우 덤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예슬이의 이 책에 관한 호기심이겠지요.) 미국 최초의 여성운동잡지 《미즈(Ms.》를 창간, 그로 인해 여성들의 새로운 호칭인 《Ms》라는 말의 창시자가 된 세계적인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1983년 출간한 『Outrageous Acts and Everyday Rebellions(분노의 행동과 일상의 반란)』을 원서에서 비교적 대중적인 주제만 골라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 좀 무게가 있는 것을 모아 『일상의 반란』 이라는 다른 제목의 두 권으로 번역서가 나왔습니다. 위의 글은 그 중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의 일부분입니다. 1978년에 쓴 글이라고 하네요. 너무 재미있지 않아요?(글로리아 스타이넘에 관한 <여성신문>의 기사로 바로 갑니다. ) 오늘 "월경"에 관해 이야기 하려고요. 오늘 6교시 수업을 들어가서 제가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해 보았습니다. "지금 수업을 하고 있는 도중 월경이 시작 된 것을 알게 되었다면 여러분은 어떨까요?" 아이들은 찝찝해요, 속상해요, 당황스러워요 등으로 대답을 하더군요. 이 글을 읽는 여성분들은 어떠신가요? 그 같은 상황이라면? 제가 이 책을 수업에 들고 들어 갔었거든요. 그리고 아래의 글과 함께 위의 글을 읽어 주었답니다. 그리고 "기체의 용해도"라는 오늘의 학습 목표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좀(?) 했답니다. 제가 이렇게 엉뚱하답니다. 나는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서 어느 여성에게 예기치 않게 월경이 시작되어서 당황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강단에서 열정적으로 연설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옷이 빨갛게 물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마침내 누군가가 그녀에게 다가가 귓속말로 그 사실을 알려 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남자들뿐인 청중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자리에 월경중인 여성이 서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자랑스러워 해야합니다. 아마도 이 사건은 지난 몇 년간 이 모임에서 일어난 일 중 가장 멋진 일일 겁니다."
지난 5월 30일, 예슬이의 초경 파티가 있었답니다. 저의 집 역사의 한 획이 그어진 날이라며 그 날 저희 식구들은 정말 흥분의 도가니였답니다. 물론 정빈이는 뭐가 뭔지도 모른 채 분위기에 취해서.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자축 파티를 한 까닭에 그날 저희들의 저녁 산책은 유난히 길었습니다. 남편은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사서 축하를 하자고 했지만 워낙 개성이 강하고 자기 주장이 강한 저희 집 두 아이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케이크를 거부해 남편의 흥분을 조금 누그러트릴 수 있었답니다.^_^ 오락실에 들러 보통 때 보다 많은 게임을 즐기고 동네 슈퍼마켓에서 생리대를 고르는데 그 심정 참 말로 다 하지 못하겠더군요. 그러면서 초경을 맞은 예슬이에게 선물로 줄 책을 찾다가 아래 두 권의 책을 찾았고 오늘 그 책들이 도착 해 예슬이에게 선물을 하게 되었지요.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도 이 책들과 함께 학교에 도착 했는데 제가 오늘 코를 박고 읽었답니다. 눈이 아픈데 불구하고. 그리고 지금 이러고 있는 중입니다.^_^누가 시킨 들 이러겠습니까? 제가 좋으니 어쩔 수 없지요. 【초경파티】
【알고 싶지 않니? : 우리 안에 숨은 마법ㆍ월경의 신비】
【초경파티】의 앞장에는 이렇게 편지를 쓰고
 【알고 싶지 않니?】의 앞장에는 이렇게 썼답니다.
 특히 【초경파티】는 이런 분야의 책이 정말 아쉬운 상황에서 우리 나라 책이라는 것 만으로도 눈물겨울 정도로 반가운 책이랍니다. 구성도 아주 재미있어요. 물론 약간 너무 오버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없지 않지만요. 한 소녀가 「펑펑 선물 대잔치 '초경 파티'」의 초대장을 받은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림과 함께 아주 사실적인 설명을 그것도 쉽게 풀어낸 솜씨에 연신 감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특히 20쪽의 거울아, 거울아∼ 자신의 성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면 다리 사이로 거울을 비춰 보면 돼. 라고 시작하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성기를 거울에 비춰보는 사실적인 그림까지 실려 있는 부분에서는 입이 딱 벌어졌어요. 사춘기적 그 자세를 알아내기 위해 남몰래 고민했었던 저였거든요. 그 때 누가 이렇게 가르쳐 주었다면 얼마나 간단했겠습니까. 엄마가 말로서 전해 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많은 것들을 이 책은 참 간단하게 아이에게 알려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과학 선생인 제가 모르는 내용도 꽤 있어서 아이들만이 아니라 부모님들이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어요. 특히 아버지들이 꼭 읽어 보셨으면 합니다. 예슬이와 저희 가족에게 있어 예슬이의 초경은 정말 큰 축제거리입니다. 예슬이가 자신의 몸을 자랑스러워 하고 아끼면서 멋진 한 사람으로 성숙해 가기를 바래 봅니다. (이 것에 가면 DIY 월경대 만드는 방법도 있답니다. ) 마치 책 광고처럼 된 듯하지만 환경을 생각한 대안 월경대,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하여 책의 홈으로 링크시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