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저의 새 책 때문에 신문에도 나고 방송도 타고!

착한재벌샘정 2003. 6. 9. 11:22
저와 저의 두 아이가 오늘 신문에 났어요.

조선일보 기사로 바로 갑니다.

아쉬움이 남는 기사이지만 그래도 책 때문에 조금 출세(?)를 한 것 같아요.^_^

지난 일요일에 서울에서 기자 세 분이서 멀리, 대구 저희집까지 오셨어요.

책이 나오고 신문사에서 연락이 오고 하니 진짜 어리둥절하더군요. 물론 너무 기뻤지요.

그런데 일요일 아침의 그 들뜬 기분도 잠시였어요.

정빈이가 배가 아프다더니 사진에 예쁘게 나오려고 새벽부터 차려입은 저에게 왈칵 왈칵 토를 하기 시작하는 게 아니겠어요.

정작 사진을 찍으려고 할 때쯤에는 더 이상의 옷이 없어서 결국 평소 제일 편하게 걸치던 남방을 입었어요. 선택의 여지가 없었거든요.

별 생각 없이 신문에 나오게 될 거라고 한 이야기가 예민한 아이에게 큰 부담이었나 봐요.

아이는 연신 토해내고 급기야는 기운이 없이 축 늘어져 버리는 거예요.

이거 신문이고 뭐고 아무 것도 못하겠다 싶었죠.

서울에서는 출발해서 곧 도착은 한다고 하고 아이는 아기 포대기에 업었다가 내렸다가 동동거리고.

어른 좋은 기분에 아이가 어떻게 받아들일까는 생각도 못하고 덜컥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겠다고 해 놓았는데 이를 어쩌나 싶었죠.

예슬이는 사진이고 뭐고 병원에 가자, 어머니가 기자들과의 약속 때문에 안되면 혼자서라도 병원에 데리고 가겠다고 하더군요.

그러던 차에 기자들이 도착을 했어요.

내의 바람으로 침대에 누워 있던 정빈이는 그래도 사진을 찍겠다고 하더군요.

옷도 자신이 선택을 하고.

신문에는 사진이 한 장만 나왔는데 그 한 장을 위해 정말 엄청 많은 사진을 찍었답니다.

결국 맨 나중에 기념으로 찍어 준 가족 사진에서 정빈이는 결국미간을 찡그린 모습으로 남게 되었어요.

참 나쁜 어른들이었어요. 그날 정빈이에게는. 힘들다는데 조금만 참으라고 하고.

정빈이는 힘들어 찡그리고 있는데 다른 세 사람은 활짝 웃고 있어요. 나쁜 사람들이야 정말!!!

저희 집 유일한 남자가 사진에 찍히질 못해서 섭섭해한다고 특별히 따로 기념 사진을 찍어 주셨거든요.

사진을 찍는 동안 예슬이는 참 좋은 경험을 한 것 같아요.

광고 사진 한 장이 나오기까지 스타들이 카메라 앞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하는지를 절감을 했을 겁니다.

새로운 직업을 가진 분들을 만난 것도 좋은 경험이었을 거예요.

얼마 전 영어 신문을 만들어 본 아이인지라 신문 기자라는 직업이 참 새롭게 다가오나 봐요.

게다가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닌 사진을 찍어주시는 기자가 낯설기도 하면서 아이의 호기심을 잔뜩 고조시켜 놓은 것 같아요.

정빈이는"어머니, 오늘 정말 최선을 다 한 거예요."라고 말을 해 저를 감동시켰어요.

아픈데도 불구하고 자신으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는 아이 말에 마음이 찡해 오는 거있죠.

오늘은 저희 학교 체육대회라 오전에만 행사가 있어 얼른 동네 서점에 가서 신문 한 장 사들고 집으로 달려 왔습니다.

정빈이게 보여 주려고요. 최선을 다 한 자신의 모습이 있는 신문을 보며 무척 좋아하거든요.

갑자기 이렇게 바빠지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지난주에도 인터뷰한다고 서울에 다녀왔는데 오늘 밤차로 또 서울에 가게 되었어요.

내일은 라디오 방송인 "MBC 초대석 차인태 입니다."에 출연을 하게 되었어요.

제가 지난 칼럼에 답글을 일일이 못 달 정도로 많이 아팠었어요.

책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는 그렇게 아프더군요. 특히 목이 아파서 말을 못할 지경이었어요. 제가 좀 긴장을 하고 있었나 봐요.

아시죠? 제 또 하나의 꿈이 방송 출연이라는 거.^_^

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으로 바로 갑니다.

그런데 지금 목이 잠겨서 말도 잘 못할 지경이어서 속이 무척 상합니다.

게다가 오늘 체육대회인지라 저희 반 공주들 이기라고 어찌나 고함을 질러댔는지…….

정신없이 소리지르고 나니, '아참, 내 목소리' 하고 정신이 들었지만 이미 더 잠겨 버린 목을 어떡하겠어요.

지금 극약 처방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오늘 자랑 좀 했습니다. 신문에도 나고 방송도 탄다고 말입니다.

핀잔주지 않고 함께 기뻐해 주리라 믿는 제 마음,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