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책은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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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샤를의 법칙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셨는지요? 혹시 예제 만들어 보셨는지요?
학생들이 만든 예제입니다.
예제 |
압력이 일정 할 때 어떤 기체의 0℃일 때 부피가 273ml이다. |
온도가 1℃인 곳에서 이 기체의 부피는 얼마인가? |
다음은 아이들의 설명입니다.
다음은 중학교 2학년 과학 교과서의 한 부분입니다.
이 글을 한자를 섞어 적어보면 이렇게 되겠지요.
제가 집에 아이나 학교의 아이들에게 참 많이 강조하는 것이 우리말 공부입니다. 위의 샤를의 법칙도 그 문장을 무조건 외운다면 그 법칙을 묻거나 응용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거든요. 우리말의 이해력이 밑받침되어야 샤를의 법칙이 무엇인가를 이해할 수 있고, 학생 자신이 그 의미를 이해를 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단순 암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내 것이 되어주는 지식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전류의 세기는 전압에 비례하고 저항의 크기에 반비례한다." 오늘 수업 중에 이 문장이 나왔습니다. 그 의미를 설명하고는 "이해하고는 잊어버려요. 이런 걸 다 기억하고 있으려면 머리가 터질 겁니다. 이 문장이 의미하는 것을 실험을 통해,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 목적이지 이 문장을 머리 속에 암기하고 있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시험에 이와 관련 된 문제가 나오면 전압이 무엇인지 저항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고 그들이 전류가 흐르는 것을 도와주는지 방해하는지를 생각해 보고 문제를 해결하면 됩니다. 떠오르지 않으면요? 틀리는 거지 별 수 있습니까?" 틀리는 수밖에 없다는 선생이 너무 무책임해 보이나요? 우리말 공부를 강조하면서 한자 공부도 열심히 하라고 권합니다. 한자가 뭔 우리말이냐라고 하실 지 모르지만 우리말은 위에서 보는 것처럼 한자어를 떠나 이야기하기가 곤란하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과학 수업이 낱말 풀이 시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아이들에게 그러지요. "학생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아마 교과서일거라는 대답할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어려운 말들이 많은지. '지표의 평탄화 작용의 가장 큰 원인으로 유수를 들 수 있다'라는 문장을 보아도 다른 건 몰라도 '유수' 정도는 '흐르는 물'이라 해도 될텐데. 가끔 이런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들이 과학 교과서를 읽었을 때의 기분이 온통 영어뿐인 영자 신문을 보는 것과 같지 않을까? 교과서를 그대로 읽는 걸 들을 때 기분이 CNN 뉴스를 듣고 있는 기분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책을 소리내어 읽는다고 하여 우리말을 안다고 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기를 권하는 이유 중에 책을 많이 읽다보면 굳이 한자를 찾아가면서 공부를 하지 않아도 앞뒤의 문맥으로 인해 그 단어의 의미를 감으로 이해할 때가 많아지면서 어휘력이 풍부해진다는 것이지요. 영어 공부를 할 때도 경험하잖아요. 단어를 일일이 찾으면서 읽지 않아도 어느 정도 감으로 의미를 유추하게 되고 그렇게 습득한 단어가 연습장에 적어 가며 외운 단어보다 더 내 것이 되어준다는 걸요. 학생들에게 책읽기와 함께 한자 공부도 권합니다. "전기를 통과시키는 물체는 도체, 전기를 통과시키지 않는 물체는 절연체라 한다."는 교과서 문장을 읽으면서 통할 도, 끊을 절, 연줄 연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이런 한자를 알고 있다면 교과서 문장이 그토록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을 겁니다. 예슬이가 한자 검정시험을 준비할 때 보고 싶다기에 산 것인데 제가 재미있게 읽은 책입니다.
예슬이에게 한자로의 접근은 우선 만화로부터 시작을 했어요 . 이 두 권은 제가 한자를 좀 더 알아야겠다며 1994년에 산 책인데 절판인가 봅니다.
그리고 60권 짜리 만화 삼국지와 10권 짜리 만화 십팔사략 등의 책도 한자에의 목마름을 더해 주는데 큰 역할을 하더군요. 이모가 2급을 준비하면서 같이 쳐보자는 말에 2주전에 6급을 쳤는데 나름대로 동기부여가 많이 된 모양입니다. 순수 우리말(정확한 표현인지 모르겠네요.)에 관한 것도 무척 재미있어요.
칼럼의 교육/외국어 부분의 이번 주 베스트 칼럼에 오른 칼럼들이 모두 영어나 일본어에 관한 것들이지요. 그 칼럼들을 탓하려는 것은 절대로 아니랍니다. 저도 그 칼럼들의 도움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전 그저 우리말에 관한 칼럼들이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이야기 할 따름입니다. 제가 처음에 칼럼을 <여성> 부분에 올렸었거든요. 그러다가 영어에 더 중점을 두고 싶다는 나름의 결심으로 이쪽, 교육/외국어로 이사를 왔어요. 그런데 오히려 영어 이야기는 가뭄에 콩 나듯, 이런 가뭄도 없습니다. 저 영어 공부하자고 외치고 다니는 사람입니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그래서 가끔 다른 사람들의 눈총과 핀잔을 받기도 합니다. 차안에서도 영어 방송을 듣고 늘 손에는 영어 책을 들고 있고 아이들 데리고 산책하면서 영어로 주절대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 한편으로 늘 우리말에 대한 아쉬움이 있어요. 참, 잘난 척 잘하는 제가 오늘 또 한 번, 난 척을 해야겠어요. 맨 위의 샤를의 법칙에 관해 제가 아이들에게 제시한 문제의 태그 소스입니다. 그게 별거 아닌 거 같아도…… 이렇습니다.
(★참고 : 한글 내용 부분은 너무 길어 생략을 했습니다.)
몇 시간이나 투자를 했는지 모릅니다.
1/273 이라고 하면 이렇게 복잡하지는 않을텐데 말입니다. 성질 한 번 고약하다고 말하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어요. 제가 아직 이런 소스에는 그리 익숙지 않은데 욕심을 내니…… 역시, 되는군요. 흐뭇 흐뭇!!! 여보게, 경상여중 공주들, 이런 건 좀 본받도록. 알았남!!!! 이런 선생이 애들을 잡아요, 그죠? 그런데 역시 저는 잘난 척하는 게 적성에 맞는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