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꿈을 향해 달려가는 예슬이, 화이팅!!!

착한재벌샘정 2005. 7. 10. 17:50
 며칠 전 기말고사를 끝낸 예슬이는 요즘 신이 났습니다.

그동안 꾸욱~~~ 참았던 인형을 가지고 노느라고 말입니다. 시험 끝나는 날, 인형 옷 만들 천을 사러 서문시장을 다녀온 뒤로 정말 바쁘답니다.

예슬이 모습 참으로 오랜만이죠?

 



 

예슬이가 사진 찍히는 것을 몹시 싫어하는데 요 며칠 기분이 좋은 까닭인 지 그저께는 제가 사진을 마구마구 찍어대는데도 씨익 웃기만 하더군요. 바느질하면서 읽고 싶었던 책의 책장도 넘기고, 몹시 분주했습니다. 그동안 학교 공부하느라 읽고 싶었던 책을 마음껏 읽지 못했는데 방학동안에는 책을 많이 읽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문명에 뒤떨어진 기분이라나요.

예슬이를 본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가 참 편안한 것 같아요. 웃는 모습도 그렇고 마주 보고 있으면 내 마음까지 편안해지는 것 같다니까요.”

 

예슬이가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 놓고 아이가 만든 인형 옷을 다리미로 다려주기도 하고, 바느질에 대해 이것 저것 조언도 해주고 예슬이가 본 영화 이야기도 들으면서 저녁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일일이 손바느질로 인형 옷을 만들고 있는데 1학년이 끝났을 때 성적이 많이 향상되었다고 생각되면 재봉틀을 하나 사 주겠다고 했더니

“이번 기말에 성적 많이 올랐는데 지금 하나 사주시지이이~~~요? 반 아이들이 과목 별 성적이 나올 때 마다 제 성적 보고 죽일려고 한다니까요. 공부 안했다고 하더니 어떻게 된 일이냐고?”

 

“공부 안하기는 왜 안했어? 너 공부 열심히 했잖아. 열심히 했다고 하지. 엄마가 옛날에 왕따였던 이유가 바로 거기 있었지만. 공부했니? 하면 응 많이 했어, 하고. 시험 잘 쳤니? 하면 응 잘 쳤어 해가지고.”

“정말 얄미웠겠어요. 요즘에 그랬으면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그런가? 그래도 너 열심히 한 건 사실이잖아.”

“저 만큼은 다 해요. 저 보다 몇 배나 많이 하는 아이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재봉트으~~을!!!!”

은근히 조르는 눈치였지만 겨울방학 때 생각해 보겠음, 하며 단칼에 정리를 했습니다.

 

예슬이의 인형 '리제'입니다. 키가 40cm나 되는 큰 아이(?)인데 리제가 입고 있는 옷은 예슬이가 모두 직접 만든 것입니다. 

 



 

 

모자달린 망토는 안감까지 만들어 붙인 것으로 아주 멋지답니다. 위의 사진에서 예슬이가 만들고 있는 것은 리제가 입고 있는 바지, 일명 '호박바지'인데 제가 팬티 같다고 했더니 어찌나 펄펄 뛰던지요.

이러다가 꿈이 그림에서 의상 디자인으로 바뀌는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저희 집에서 자주 흘러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예슬이는 고등학생이 된 후 참 열심히 공부를 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미술을 하고 싶어 하기에 인문계, 예고, 애니메이션고를 두고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습니다. 사실 그 어떤 것도 ‘이 길이다’라는 확신을 가지고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인문계를 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발표 된 2008학년도 입시 제도와 내신 부담. 중학교 때에도 그리 성적이 좋은 것이 아니었던 예슬이는 처음에는 부담도 많이 가지고 꼴찌로 밀려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중학교 친구들이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을 많이 한대다가, 그 중에는 공부를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그리고 다른 학교에서 온 아이들도 만만찮다고. 어떤 친구는 몇 백만원짜리 과외를 한다, 어떤 친구는 학원을 몇 군데를 다닌다, 학원 숙제가 많아 새벽에 잔다는 아이들도 많다더라는 이야기를 하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고요.

 

실업계로 진학한 친구들의 학교생활에 대해 전해 듣고는 전학을 가면 안 되느냐는 이야기도 했었답니다.

“처음부터 예고나 실업계를 갔었다면 공부 안하는 아이들과 어울려 저도 공부를 안 할 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문계에서의 한달을 경험해 봤잖아요. 여기 아이들이 얼마나 피터지게 공부를 하는 지 너무 잘 보았으니 그곳에 전학을 가도 어느 정도 공부해야 하는 지 잘 안단 말이에요. 여기서는 정말 아무리 해도 밑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할 거예요. 하지만 이 정도면, 그리고 이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면 그곳에서 1,2 등급은 크게 문제가 안 된대요. 저도 알아 볼 만큼 알아 봤단 말이에요. 저 여기 그대로 뒀다가 이것도 저것도 안 되면 어머니 어떻게 책임지실 거예요? 저 정말 무서워요. 무섭다고요. 그림은 또 언제해요? 학교 공부 따라가기도 이렇게 헉헉거리는데 그림은 언제 배우러 다니느냐고요? 공부도 안 되고 그림도 안 되고, 죽도 밥도 안 될게 뻔해요.”

 

이런 아이와 함께 한 학기를 지나왔습니다. 예슬이는 야간자습을 하지 않고 6시에 마치면 집으로 돌아왔고 중학교 때처럼 밤 10시가 되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대신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를 했습니다. 

“학교 공부로 충분하다고 생각해. 수업 따로 공부 따로, 숙제 따로 공부 따로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면 해. 학교 수업만 해도 9교시까지야. 하루에 9시간 공부면 넘친다고 생각해. 그러니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공부를 하도록 해. 숙제도 해내는데 급급한다면 시간 낭비일 뿐이야. 숙제가 곧 공부가 되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해. 그러면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엄마는 믿어. 집에 와서는 쉬어. 숙제가 많아 솔직히 쉴 시간도 그리 많지도 않지만 적당한 휴식은 꼭 필요해. 일찍 자고 예습을 하고.”

 

중간고사 준비에는 처음으로 제가 수학과 과학을 도와주었고, 공부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의견 대립을 겪어가면서 까지 적극적으로 개입을 했었지요. 부족한 부분은 EBS 강의를 들었고요. 학원이나 과외도 아이가 원한다면 시키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예슬이는 엄마가 도와주고 EBS 강의면 되겠다고 하더군요.

 

누구나 그랬겠지만 처음에는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는 것에 몹시 힘들어했었어요. 그리고 너무 많은 숙제에도 헉헉 거렸고. 예슬이는 중간고사에서 저의 기대보다는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예슬이 자신도 많이 속상해 하고 주변에 저희를 아는 분들도 그리 좋은 성적은 아니라고 걱정을 해주셨지만 저의 생각은 달랐어요. 예슬이를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하는 저의 입장에서 예슬이의 성적은 그만하면 괜찮다는 생각이었고, 그리고 희망이 보였답니다.

 

조금씩이지만 분명히 발전이 있을거라 믿었지요. 그림을 당장 시키지 않은 것도 1학년 때는 어느 정도 학교 적응과 공부에의 목표와 의지를 가지는 것, 자신감, 그리고 자신의 공부 방법, 습관을 체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전학까지 시켜달라고 하던 예슬이였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저의 믿음과 격려, 그리고 자신이 가고 싶은 대학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습니다.

 

그리고 예슬이에게 용기를 주고 동기 부여가 되어 준 것은 ‘모의논술고사’와 ‘수능모의고사’였습니다. 중간고사 성적에 실망을 하고 있었던 예슬이는 ‘서울대 준비반 학생들은 모두 치고 나머지 학생들은 선택’이라는 모의 논술고사를 치겠다고 신청을 했는데 거기서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모의 논술고사를 치겠다고 신청을 하고 온 날 예슬이가 한 말입니다.

“선생님이 제가 논술 치겠다고 손을 드니까 놀라는 것 같았어요. 논술치는 좋은 학교 갈 아이도 아니면서, 뭐 그런 생각이셨는지도 모르지요. 서울대 준비반 아이들은 다 쳐야한다지만 그 외에는 별로 치겠다는 아이들이 없었거든요.”

선생님은 미술하겠다는 아이가 논술을 치겠다니 의외라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아이는 자격지심인 지 그렇게 말을 하더군요. 하지만 워낙 책을 많이 읽고 자신의 생각을 논리 정연하게 잘 표현하는 아이라 저 또한 내심 그것에는 기대를 적지 않게 했었는데,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치른 수능 모의고사에서도 긴 지문을 읽어내는 능력이 좋아서였는지 정말 좋은 성적을 받았답니다. 예슬이는 자신의 독서량과 이제까지의 다양한 분야에의 관심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그렇게 자신감을 얻은 예슬이는 기말고사 준비를 정말 열심히 했답니다. 9교시 수업을 마치고 오면 저녁 먹고 잠시 쉰 뒤 10시, 잠들기 까지 공부를 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공부를 했었습니다. 정빈이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연습 때문에 시험 치기 일주일 전부터는 학교에서 8시 20분까지 야간자습을 하고 왔고 집에 돌아와서도 10시에 자던 시간을 두 시간이나 늦춰 12시까지 공부를 했었어요.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 와 옷을 갈아 입는 아이의 허벅지를 보고는 깜짝 놀랐답니다. 여기저기 꼬집힌 자국이 너무 많은 거예요. 그런데 그것이 아이 자신이 졸음을 쫓으려고 그랬다는 겁니다. 잠을 많이 자는 아이가 잠을 줄여가며 공부를 하니 당연히 수업시간에 잠이 올 수밖에요. 어찌나 놀랐던 지 그 이야기를 들은 날은 그 길로 아이를 끌어안고는 잠을 재웠습니다. 아직 9시도 안됐다며 공부해야 한다는 아이를 막무가내로 끌어안고 자자고 했지요. 일어나려는 아이를 어찌나 세게 안았던 지 아이는 시험도 치기 전에 숨 막혀 죽겠다며, 잘 테니 제발 숨은 좀 쉬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더군요.

 

“어머니, 공부를 안 한 것도 아닌데 책을 펴면 새 진도 같고, 생전 처음 보는 것 같으니 왜 그럴까요?”

“공부를 하면 그래. 공부를 안 할 때는 한 번 쓰윽 보고는 공부 다 한 것 같고 다시 보기 싫고 그런데 마음먹고 공부를 하면 스스로가 욕심이 생기거든. 구석에 있는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그렇게 느껴지는 거지.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이제 공부에 대해 뭔가 피~~이일이 생긴 것 같은데?”

“공부 정말 힘들어요.”

“알아. 하지만 넌 다른 아이들 보다 여러 가지 좋은 조건들을 가졌어. 일단, 영어 신경 안 써도 되지? 물론 학교 시험은 아직은 아니지만 너의 영어는 일명 죽은 영어는 아니잖아. 영어 듣기, 일단 신경 따~~악 끊어도 되지. 그림 잘 그리니 실기 비중이 놓은 수행평가 잘 받을 거고, 음악은 또 청음하면 널 따라 올 자가 없지. 기술 가정의 방석 만들기, 바느질 너희 학교에서 너보다 잘하는 아이 있음 나와 보라고 해? 책 많이 읽고 국어, 사회 국사에 다 도움이 되어 줄 거잖아.”

“그런 것도 아니에요. 체육 정말 꽝이죠. 구르기를 하라고 해놓고 그걸 점수를 매기는 건 뭐예요? 미술 실기도 만점은 못 받았어요. 제 생각이나 마음을 그리는데 주욱 세워놓고 점수를 매기고. 저는 틀에 박힌 그림은 싫어요. 영어 잘한다지만 학교 시험을 잘 치지 못하잖아요. 수학은 정말 너무 어렵고, 물리도 싫어요. 생물도 외울 게 왜 그리 많은 지. 암기 과목은 외워도 돌아서면 까맣기만 하니....”

“네 말도 틀린 것은 아니야. 그래서 엄마도 복잡해. 엄마로사도 교사로서도. 수학도 실력이 나아지고 있고, 과학은 정말 잘 했었는데 힘든가 보네? 그래도 너는  그 동안 정말 너의 힘만으로 공부를 해 왔잖니. 그건 정말 네 것이라고 생각해. 누가 잘 정리해서 떠먹여 준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하면 된다는 문제 풀기 요령을 가르쳐 준 것도 아니야. 너는 느리지만 너의 힘으로 알아온 거잖아. 넌 할 수 있어. 네가 왜 공부를 하는 지는 잘 알고 있잖아. 엄마가 시켜서 억지로 하는 거야?”

“아니요. 제가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넌 이미 성공을 한 거야. 김피디 엄마랑 다큐멘터리 찍고 싶다던데 엄마 말고 너로 다큐 찍으라고 해야겠다. 너의 고등학교 3년 동안을 찍으면 가치 있을 걸. 넌 꿈을 이룰 테니까. 꿈을 향해 가는 아이, 뭐 이런 내용으로.”

“그거야 당연하지요.”

“그러니까. 뭐가 문제야. 너는 잘 할 거야. 엄마는 믿어. 네가 가고 싶은 곳에 가서 네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을 만큼 공부하면 돼. 너는 1등 박사잖니? 그렇지?”

“네. 과학 정리 좀 해주세요.”

“선생님들마다 조금씩 방향이 달라. 중간고사 문제를 보니.... 엄마가 섣불리 정리를 해주었다가 도리어 혼란만 줄 수 있어. 물론 어떤 문제가 나와도 풀 수 있어야겠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는 아니니 너희 선생님의 수업에 가장 충실한 것이 좋아. 시간이 걸려도 요약 정리한 것을 듣는 것 보다는 차근차근 인터넷 강의를 다 듣는 것이 좋고.”

“생물은 정말 왜 그렇게 외울게 많아요? 근시 원시 교정렌즈 이런 거 정말 헷갈려요.”

“무조건 외우려고 하니까 그렇지. 근시 할 때 근자가 무슨 근이지?”

“가까울 근이요.”

“그렇지, 잘 알고 있네. 그러면 다 된 거야.”

“뭐가요? 뭐가 다 되요?”

“가까울 근이니까 근시는 가까운 곳이 보인다는 의미잖아. 그러면 반대로 멀리 있는 물체는 잘 안 보인다는 이야기겠지? 멀리 보기 위해서는 수정체가 어떻게 된다고 했어? 멀리 보기 위해서는 수정체가 얇아져야 되는데 그 기능이 제대로 안되어서 결국은 멀리 안 보이는 거 잖아. 그런 눈을 교정해준다는 것은 잘 안되는 것을 보완해주는 거겠지? 그럼 어떤 렌즈로 된 안경을 써야할까? 수정체가 얇아지는 효과를 얻으려면 볼록한 렌즈? 아님, 가운데가 얇은 오목한 렌즈?”

“오목렌즈요.”

“그렇지. 이렇게 원리를 이해하면 크게 어려울 거 없어. 지금 설명 들은 것도 기억하지 말고 다 잊어버려.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하면 머리 아파. 가까울 근만 기억하고 만약 시험에 나온다면 가까울 근에서 시작해서 차례대로 생각해내서 풀면 되니까. 원시에 대해 나오면 그 반대를 생각하면 되잖아. 쓸데없이 이런 거 왜 배우고 왜 외워야 해요, 라고 묻겠지만  우리 눈이잖아.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은 필요하니까.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렇게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거라고 생각해. 엄마가 너에게 일일이 교과서 내용을 다 설명해줄 수 도 있지만 엄마의 역할은 여기까지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과학 선생 딸이라고 꼭 과학을 잘하라는 법은 없어. 너는 너니까.”

 

이렇게 함께 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하면서 지내온 한 학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남들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저희들로는 정말 대 만족이랍니다. 몇 점, 몇 등, 몇 등급을 받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겠고, 그런 기준으로만 따지자면 예슬이는 전 과목 만점도, 전교 1등도, 반의 1등도, 전교생의 4%라는 1등급도 아니랍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은 예슬이 스스로가 공부를 해야 할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그 자신의 힘으로 노력을 해서 너무 많은 발전을 했고 그로 인해 얻은 자신감입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정말 오래 기다린 보람이 있는 것 같아 기쁘답니다.

저에게 이런 말씀 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공교육을 하는 사람의 자존심 때문에 아이들을 희생양으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니에요?"

" 사교육을 굳이 안시키는 이유가 뭔가요? 그러다 나중에 아이들 좋은 대학 못가면 어떻게 책임져 주실건가요? 그 때에도 자신이 고집한 것이 옳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학교 공부만으로 된다는 거, 요즘 세상에 어느 엄마가 믿어요?"

"밖으로는 안 하는 척 하면서 학습지다 과외다 다 시키고 있는 건 아니에요?"

"아이들이 알아서 하는 게 제일 좋다는 거야 누구나 알죠? 그런데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겠다고 하는 아이가 정말 몇 명이나 있을까요? 그리고 혼자 하는데는 한계가 있잖아요?"

"고1이 밤 열시에 잔다고요? 그 집에 한 번 가서 정말 그런 지 확인해 보고 싶네요."

 등등등....

참으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저는 아이들을 믿습니다. 그 아이들이 자신이 가진 힘만큼 세상을 향해 날개짓을 하고 자신의 몫만큼 인생을 살아내리라는 것을요.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아이가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이 말의 의미를 알기 바라며....

<날개는 누가 만들어 달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 살을 뚫고 자라나는 것이다.>

 

팔불출 엄마 오늘 그 절정에 다다른 것 같으니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아이 자랑이 심하다고 핀잔(?)을 주시는 분께 제가 그랬습니다.

"저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아이가 듣지 않는 곳에서도 늘 아이의 좋은 것만, 자랑만 이야기를 합니다. 비록 눈 앞에 있지 않아도 엄마가 자기에 대해 하는 이야기, 말투 등 그 모든 에너지가 아이에게로 전해진다고 믿거든요. 제가 자랑이 심하다는 건 저도 잘 알아요. 말 그대로 자랑만 하거든요."

 

내친 김에 자랑 하나 더 하겠습니다.

어제는 기말고사를 앞두고 준비했던 ‘통일 포스터’공모전에서 상까지 받았답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한 포스터였는데 인형 사진 때문에 스스로 터득하고 좋아하는 포토샵을 이용한 작업이었는데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예슬이는 텔레비전 드라마 중 유일하게 ‘불멸의 이순신’에 열광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에 이순신이 입고 나오는 옷도 만들고 있고, 방학하면 촬영 현장인 부안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합니다. 어릴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드라마에 열광을 하기는 처음이라 조금 어리둥절하기도 하답니다. 시험 준비하면서도 ‘불멸 이순신 보며 시험 대박!’이라는 문구를 곳곳에 써두고 공부를 했었답니다. 시험준비 기간에도, 주말이 끼였던 시험 기간에도 그 프로만큼은 꼭 봤답니다. 역사에 해박한 남편은 아이에게 이야기 해줄 것이 많아 덩달아 열광을 해 둘이서 정말 열성팬이랍니다. 정빈이와 저는 주말이면 9시 반이 취침 시간이고요. 그 프로 시작하면 저희 둘은 자거든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며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예슬이가 아주 아주 많이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