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후보가 다른 칠십대 부모님 설득에 성공한 방법^^
이념과 가치가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자신을 생각해보면 답이 쉽게 나오죠.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누가 여러분이 지지하는 후보대신 다른 사람을 찍으라고 설득한다면??
답이 너무 쉽게 나오죠?
나는 절대 바꾸지않겠지만 상대는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벽에 꽝, 하고 부딪힌 것 같은, 답답해도 어찌 이리 답답하고 앞뒤가 콱 막혔는 지.. 말귀는 또 어찌 이리 못알아 듣는지 가슴을 팍팍 치다가 결국 설득은 커녕 목소리 높아지고 마음만 상하고..
지난 글에도 썼지만 사람은 자신을 정당화하려고 하죠. 특히 이념이나 가치가 다른 사람과 마주하게되면 더더욱 귀를 닫고 내 이념이나 가치를 보호하고 방어하는데만 집중하게 되지요. 그게 무너지면 마치 자신이 무너지는거라 생각하며...혹여라도 상대의 말이 맞다는 생각이 들면... 마음을 열까요? 거의 대부분은 그렇지않다고 합니다. 옳고그름을 떠나 내 이념과 가치에 더더욱 매달리게 된다고 해요.
그럼 방법은 없는 걸까요?
상대의 이념이나 가치를 정조준하여 그걸 건드리면 백전백패.
상대가 지지하는 후보의 단점이나 잘못을 이야기하는 것도 결과는 마찬가지.
그건 그 후보가 아니라 그런 후보를 지지하는 자신이 잘못되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기때문입니다.
<그럼 내가 사람도 제대로 못보는 어리석은 사람이란 말이가?>라고.
저희 부모님을 설득한 방법은, 요건 부모님 설득 특별판임을 기억하세요.^^
먼저 시작할 때 조건 두 가지
1> 일단 부모님께서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비난이나 비판을 하지 않는다.
2> 내가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서는 일절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화 시점은 뉴스에서 대선에 관한 보도를 하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정치, 대선, 후보 등등 을 배제하고 지금 현재 자신과 연결된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로...자식으로서 지금을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이야기해보세요.
담담히 지금 자식이 얼마나 힘든지를...그리고 그 이유중 정치와 관련된 것을 이야기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 때 어른들의 반응은 이럴겁니다. 저희 부모님을 통해 너무 일반화시키는 위험성이 있긴 하지만 완고함이 하늘에 닿을 듯하던 분들이 변하신거니 도움이 될겁니다.^^
<그러니까 니 잘살라고 이 사람 뽑을라하잖어. 이 사람이 그런 거 다 해결해준다하잖아.>
이 순간이 무지 중요합니다. 욱하면서
<그 사람은 안된다니까요. 왜 모르세요?>
뭐 이런 식의 접근은 절대금물이에요.
이 때..아주 간절함을 담아서
<아버지, 어머니 저를 위해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주시려는 거 알아요. 그런데 부모님의 방법으로 절 사랑하는 대신 제가 원하는 것으로 사랑해주셨음 합니다. 그러니 저 사람들의 말도 정책도 중요하겠지만, 자식인 제가, 지금 너무 많이 힘든 제가 어떤 세상을 원하는 지, 제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조금만 더 귀기울여 들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세요.>
여기까지 말씀드리니 칠십대의 저희 부모님은 너무도 복잡한 표정을 지으시더군요.
한 개인의 이념과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가 강하게 충돌하는 순간이었을 겁니다.
한참을 고개를 숙이고 계시더니 이러시더군요.
<그럼 누구 찍으라말이고?>
이때도 조심요.^^
조금, 정말 1도 정도 방향이 틀어진 것에 불과하니 절대 누구라고 콕 찍어 말씀드리면 그 마음 바로 원상회복될 수 있어요.
<누구를 찍으라고는 제가 말씀드릴 수 없죠. 그건 순전히 부모님들의 선택이니까요. 하지만 그냥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다른 후보들에게도 눈과 귀를 열어주시라고...>
일단 대선과 정치 이야기는 여기까지만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겁니다.ㅎㅎ
사람 마음은 다그치면 도리어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정말 많은건 경험을 통해 알고 있을 겁니다.^^
이렇게 살짝 마음을 흔들어 놓은 뒤 본인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해 자주 노출을 시킵니다. 최대한 장점을 부각시키고 다른 후보에 대해 네거티브없이요. 어느 순간 지지후보가 바뀌셨더군요.^^
제가 이 시를 읽으면서 방법을 찾았다고 할까요?ㅎㅎ
그 마음 고요히 - 성낙희
말로써 말하려 말자.
서둘러서 되는 일이란 하나도 없다.
사철 먼 하늘 바래
제 잎사귀로 제 혼을 닦는 푸나무처럼 그렇게 있어야겠다.
키보다 자란 흰뿌리 내 안에 내리고
물 위에 떠오르는 蓮잎 같은 마음 하나.
그 마음 고요히 그렇게 와서 닿기만 하면 된다.
말로써 말하려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