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찾아가는 미술교실'과 '금요일에 과학터치'를 소개합니다.

착한재벌샘정 2010. 9. 12. 21:07

정말 오랜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올 여름 참으로 무더웠는데 모두들 건강하신지요?

그동안 뵙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저의 ‘건강’이었습니다. 건강함은 교사의 필수요건이니까요. 그래서 최대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보내다 보니.....

여전히 수업은 주당 26~30시간이고, 저의 강연을 들으려고 어제 같은 놀토에 출근하시는 학교와 선생님들이 계시고 학부님들이 계시고, 학부모회를 저녁 7시로 시간을 옮기는 학교도 있으시니 그 성의와 정성에 감복해 만남을 가지고 하다 보니 열심히 살면서 건강도 챙기려고 하니 포기(?)해야 하는 일도 많이 생기고 블로그처럼 잠시 쉬어야 할 일도 적지 않답니다. 거기다 정빈이와의 소중한 시간들도 있으니까요. 학교 아이들과 집에 아이 모두에게 조금 더 나은 것을 주기 위해 저 요즘 책도 엄청 많이 읽고 있답니다. 아마 요 근래 몇 년 이렇게 많은 책을 읽기는 처음인 것 같아요. 올해 저와 공부하는 저희 학교 2학년 아이들이 조금, 솔직히 많이 유난(?)한지라 교사로서의 공부의 필요성을 절감하기에.... 그러기에 그들을 떠나보내고 조금 더 잘할 걸이라는 후회 남기지 않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다른 사람들 강의도 최대한 들으러 다니면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수업도 아마 제 교직 생활 중 가장 열심히 준비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덕분에 아이들로 부터

'진짜 재미있다 그쟈.'

'쌤~~ 오늘 수업 짱이었어요.'

'매일 이런 수업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 보람을 느끼고 있답니다. 그러니 블로그 자주 오지 못함을 성의없다, 나무라지 마시고 이해해주십사 부탁을 드립니다.

 

정빈이는 방학동안 두 번의 서울 검진을 다녀왔고 수술 이후 결과가 매우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왔답니다. 서울 간 김에 서울대병원에 있는 의학박물관 견학도 하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로댕전도 보는 추억도 만들었습니다. 병원비가 많이 나와 걱정을 하는 아이를 보며 ‘자식이 커 가면 자식 눈치를 보게 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더군요. 조금이라도 더 절약하려 애쓰는 것이 고맙기도 하면서도 안쓰럽기도 하고요.

방학 동안은 예슬이 때문에 호강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7월 말까지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내려온 예슬이가 개학하여 올라가기 전까지 집안 살림을 살아주어 제가 가사 일에서 손을 놓을 수 있었거든요. 건강이 좋지 않은 엄마가, 방학이라 여기저기 연수 강의 나가는 게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에요. 자칭 ‘비정규직 가사도우미’로서 꼬박 한 달을 살아 주었습니다. 청소며 빨래는 물론 동생 간식 챙기기까지. 정빈이는 언니가 만들어 준 볶음밥과 쿠키가 제가 만들어 준 것 보다 훨씬 맛이 있다고 하더군요. 저와 일명 ‘안방마님 놀이’를 했지요. 구월에 태어났다고 ‘구월이’라는 이름으로 안방마님을 모시느라 고생 많이 했답니다.

“마님, 시장에 다녀와야 하니 장 볼 돈 좀 주십시오.”

“오늘이 오일마다 서는 장날이냐?”

“네에~~ 마님. 이것저거 사야 할 것이 많사옵니다.”

“장만 보고 얼른 와야 하느니라. 장본답시고 나가서 삼돌이나 돌쇠 놈 만나 노느라 정신 팔려 있었다가는 혼이 날 것이야.”

“만날 삼돌이나 돌쇠라도 있으면 참으로 좋겠사옵니다.” ㅋㅋㅋ

이런 식의 안방마님 놀이가 생각보다 재미있더이다.^^

예슬이는 알뜰하기 짝이 없는 아이라 장을 보는 것도 어찌나 신경을 쓰고 올 여름 그 더운데도 웬만하면 참으라며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아 정빈이가 울며 출장 가 있는 제게 전화를  정도였어요. 정빈이는 건강상 틀어주어야 한다고 제가 부탁을 해야 할 지경이었답니다. 

이렇게 저를 위해주는 아이들이 있어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아직 학교 수업과 퇴근 후 정빈이와의 시간으로 저의 하루 에너지를 거의 다 소진하는지라, 블로그에서의 만남은 그리 자주는 이루어지지 못할 것 같습니다. 9월에는 저녁 7시 학부모 강의가 한 주에 한 번씩 있고 10월에는 방과 후 연수가 계획이 되어 있어서요. 아, 12월까지는 매주 금요일 저녁 6시 반부터 두 시간씩 정빈이와 함께 중앙도서관에서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을 듣는답니다. 정빈이가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나서 받게 되는 두 번째 학교 밖 수업이에요. 8월에는 화요일과 토요일, 9회에 걸쳐 새벗도서관에서 하는 ‘찾아가는 미술교실’ 수업에 참여를 했었답니다.

오늘 블로그에 온 이유가 미술사 수업 2기를 모집하고 있어 알려드리고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입니다. 새벗도서관은 지하철 월배역 바로 근처에 있어 교통도 아주 편리하답니다.^^ 아래 주소를 눌러 새벗도서관으로 가시면 더 자세한 것을 알 수 있을 겁니다.

  http://www.korsa.or.kr/asp/saebut/

 

그리고 중앙도서관에서 하는 ‘금요일에 과학 터치’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도요. 저희는 9월부터 참여하여 두 번을 들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빈이도 첫 날은

‘으음~~ 이 거 재미있는데요.’였는데 두 번째 강연을 듣고 나서는

‘어 이거 너무 재미있어요. 저는 과학 중에서도 물리부분이 진짜 재미있어요.’라며 들뜬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더군요. 너무 좋은 시간인데 참여하는 사람들이 적어 안타까운 마음까지 들어서 이렇게 계획(?)과는 다르게 블로그를 찾았답니다. 아래 주소 누르셔서 금요일에 과학터치 홈페이지에 가시면 자세한 내용 보실 수 있어요. 미술사 수업은 대구분들만 참여가 가능하지만 과학 터치는 서울, 부산, 대전, 광주에서도 동시에 하고 있기에 이 지역에 사는 분들은 참여를 하실 수 있어요. 초등학생부터 일반인들까지 들을 수 있는, 아이들과 가족이 함께 참여한다면 더 좋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저희 학교 학생들도 몇 명 참여하고 있는데 매주 빠지지 않고 오고 싶다고 했답니다. 정보는 시간이 지나버리면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제가 이 두 수업을 소개하고 싶어 블로그로 달려 온 이유, 알아주시고 많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http://www.sciencetouch.net/


진로를 정한 정빈이는 학교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자신의

진로와 관련이 있는 미술사 수업과 과학 강연을 들으면서 조금씩 자신의 꿈에 다가가리라 생각합니다.  미술사 수업을 끝낸 정빈이의 수업 후기가 새벗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소식지에 실렸습니다.

같이 수업을 들었던 편집인이 정빈이를 ‘수업 시간 내내 눈빛이 살아 있는 정빈’이라 해주셨어요. 회지 사진 밑에도 '눈빛이 살아 있는 정빈'이라고 적어 주셨답니다. 회지에 실린 글은 지면 관계상 살짝 줄어들고 다듬어졌지만 여기에는 정빈이가 쓴 원본을 올립니다.



내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간 미술사 수업  

 

 

나의 꿈은 정신과 의사이다. 그 중에서도 미술치료에 관심이 많아서 이 수업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이 수업은 각 시대별 그림과 그것에 관련된 자료들과 그림들을 보여주며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일주일에 두 번씩, 변화해가는 미술의 역사를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대학교수님과 큐레이터 등 미술관련 직업을 가진 많은 분들이 돌아가며 가르쳐주니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 매우 좋았다.

대학생들을 가르치던 교수님들이 초중학생들을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즐거웠다. 수업 분위기는 대체로 조용했는데 강의를 듣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사이라서 그런지 말을 거의 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화랑에서 그림을 보듯 그림을 조용하게 감상한다는 느낌도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일주일에 두 번씩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많은 변화를 거쳐 온 미술사를 시대별로 하루에 전부 다 하려니 봐야하는 그림은 많고 설명을 덧붙이기에는 한 시간 반 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그림을 봐야하는 것 때문에 설명이 조금 모자라는 부분이 있어서 좀 더 자세한 설명이 있었으면 더 재밌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다. 우리를 위해 많은 그림을 보여주시고 싶어 하시는 교수님들의 욕심이 느껴져 더 재미있는 수업을 위해서는 수업시간이 좀 더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다보니 성경과 관련된 그림이 많고 그리스 로마 신화와 얽힌 내용이 무척 많았다. 나는 기독교인이 아니라서 성경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림을 이해하는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는데 나와 같은 기독교인이 아닌 학생들을 위해서 성경에 관련된 그림이 나오면 조금 더 보충설명을 해주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성경과 관련된 그림은 좀 어려웠지만 그리스로마신화에 관한 그림이 나올 때는 어릴 때 읽었던 기억이 약간 남아 있어서 좀 더 이해하기 쉬웠고 수업을 들으면서 그리스로마신화를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미술사 수업을 들으면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던 로댕전은 보러 갔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작품만을 감상했을 텐데 마침 르네상스를 배운 후에 로댕전을 보러가서 인지 교수님이 보여주셨던 세세한 등 근육이라던가 예전 같았으면 놓쳤을 아주 미세한 부분들을 발견하고 그런 부분들까지 감상할 수 있어서 미술사 수업을 통해 나 자신이 발전한 기분이 들고 또 색다른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이 미술사 수업은 나에게 미술안목을 한걸음 더 높이는 것에 도움을 주었고, 내 꿈에 더 좋은 도움과 참고를 하여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