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험 공부로 책 읽기를 선택한 정빈이
정빈이의 시험공부 계획표를 보지는 않았습니다. 계획표를 세우는 것부터 오롯이 저 혼자의 일로 맡겨두기로 했기 때문이지요.
퇴근 후 볼일이 좀 있어 7시는 되어야 집에 도착할 것 같아 정빈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밥은 했어?”
“네.”
“그럼 너 혼자 먼저 먹어야겠다. 어머니는 좀 늦을 것 같아.”
세 식구 중 가장 먼저 집에 오는 정빈이는 저녁밥을 해 놓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남편이나 저, 둘 중 한 사람이라도 6시 전에 집에 도착하지 못하면 정빈이가 저녁밥을 할때가 종종 있어요. 쌀 씻어 밥통에 넣고 스위치 누르는 일이니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지만 정빈이가 저녁밥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쌀밥을 먹고 싶기 때문이에요. 남편이나 제가 밥을 하면 잡곡밥을 하는데 정빈이는 잡곡밥을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러니 일단 집에 오기만 하면 얼른 자기가 좋아하는 쌀밥을 해버리는(?) 겁니다.^^
남편이 저녁을 먹고 오는 날에는 제가 가끔 쌀밥을 하기도 합니다. 꼭 이런 말을 하면서요.
“오늘은 정빈이를 위한 쌀밥 이벤트가 있겠습니다. 빰빠라빰빠 빰빰빰빠아~~~~”
정빈이의 반응요?
“대한민국에 우리 집에만 있는 이벤트, 쌀밥 이벤트.... 쩝쩝쩝”
집에 도착하니 정빈이는 책을 읽고 있었어요. 사회 시험공부를 위해 정빈이가 선택한 책입니다.
『인류이야기1~9』와 『NEW 과학은 흐른다 1~5』
(책 이미지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 가져 왔습니다.)
중학교 2학년 사회에서 세계사를 배우는데 정빈이는 헬레니즘이 가장 관심이 가지만 다른 것은 많이 어렵다고 하네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이 어려워하던 과목이 사회였는데, 그래서 지난 1차 지필에서도 가장 나중에 공부하겠다고 뒤로 계획을 잡았다가 계획이 계획대로 안 된 탓에 거의 공부를 못하고 시험을 쳤었는데 이번에는 사회를 가장 먼저 시작했고 그 방법으로는 위의 두 종류의 책을 읽겠다고 한 것이지요. 『인류이야기』2002년에 1~3권이 나온 책으로 예슬이가 읽던 책인데 2005년엔가 9권까지 출간이 되었어요. 정빈이도 지난 겨울 방학에 읽었었는데 시험 범위에 필요한 부분만 다시 읽은 거지요.
『NEW 과학은 흐른다』도 2005년 1~5권까지 출간되었던 것을 올해 다시 출판사를 옮겨 개정 출간한 것이에요. 제가 개정판의 추천 글을 쓰기도 했어요.^^ 사회 공부에 웬 과학책? 하실지 모르지만 『NEW 과학은 흐른다』시리즈는 과학을 역사적인 기반위에서 이야기 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사적인 부분을 밑바탕으로 하고 있어 사회 공부에도 아주 큰 도움이 된답니다. 철학에 관한 이야기도 많아 아마 철학 부분이 시험 범위에 들어간다면 도덕 시험공부를 위해서도 『NEW 과학은 흐른다』를 다시 읽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면 이번에 읽은 것으로 도덕 공부까지 미리 한 것이 될 수도 있고요.
정빈이는 자신이 그동안 읽었던 책 중 이번 시험공부에 가장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으로 이 두 시리즈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요. 열심히 읽고는 10시 취침 시간에 맞추어 잠자리에 든 정빈이입니다. 잠자기 전 양치를 하고 들어가는 정빈이에게 물었습니다.
“네가 오늘 읽은 책 블로그에 소개해도 될까?”
“그러세요. 다른 사람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죠. 하지만 제게는 아주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럼 저는 이만....”
배꼽 인사를 곱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하고는 잠자러 들어가더군요.
이렇게 자신의 방법을 조금씩 찾아가겠지요. 시행착오도 할 것이고 성공하여 성취도 느껴가면서 스스로의 힘을 키워가며 성장해가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