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꿈 찾기 시간들을 지나 온 정빈이

착한재벌샘정 2010. 3. 1. 19:27

오랜만입니다. 그동안 모두 건강하셨는지요?

3월이 시작 되었네요.^^

정빈이 이야기부터 할까합니다.

정빈이는 작년 4월 흉부외과의사라는 꿈을 정한 뒤 많이 힘들어했었어요. 가치 있는 일이라는 이유로 선택을 하기는 했지만 의사라는 직업에 관해 알아가는 과정에서 두려움이 커졌던 모양입니다. 공부에 관한 압박감과 해부와 수술에 관한 두려움 등이 정빈이를 많이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은 그림그리기. 가장 좋아하고 쉽다고 생각되는 것으로의 회피라고 할까요. 그렇게 1학년 2학기를 보내고 겨울 방학을 맞았지요.

정빈이가 얼마 전 새로운 꿈을 결정한 뒤 지금까지의 꿈꾸기 과정에 관해 쓴 글 중에 이런 대목이 있어요. 그 때의 심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정빈이는 자신의 꿈을 결정 한 뒤 그 과정을 글로 정리해보았는데 두 페이지 빼곡하게 적었더군요. 스캔이 너무 희미하게 되었네요.ㅠㅠㅠ 

 

 

  

이 대목입니다.

“그 꿈을 가지니 공부를 안 해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왠지 영어도 안 해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마구마구 반항하기 시작했다.”

마구마구 반항이라는 말이 아주 적절하다 생각이 들어요.ㅋㅋ 영어 신문을 제 시간에 읽지 않는다던지 하는 정도로 소소하고 별 문제없는 것처럼 보일 지 몰라도 정빈이 입장에서는 나름 정말 '마구마구'의 반항이었고 많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그래서 나오는 마구마구 반항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지켜보며 저희 부부도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답니다.  

스스로 갈등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1학년 2학기 동안은 정빈이에게 전적으로 맡겨두고 지켜만 보았습니다. 1학년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던 날 남편이 물었지요.

“정빈아, 성적은 볼까? 보지말까?”

정빈이의 대답은 어땠을까요? 예상대로였지요.

“안 봤으면 좋겠어요.”

남편은 그런 정빈이에게 따뜻하게 이렇게 말하더군요.

“알았어. 안 볼게. 네가 보기 원하지 않는다면 안 봐. 약속해.”

그리고 저를 향해 이러는 겁니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학부모서비스가서 정빈이 몰래 보고, 그런 일은 하지 마. 아이와 약속했으니 그 약속 지켜. 괜히 성적보고 엄마 마음속에 수학 몇 점, 영어 몇 점짜리 아이 만들지 마. 그 성적이 정빈이의 전부도 아니고 중요한 게 아니잖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빈이를 어떻게 잘 도와주는 가, 하는 거잖아.”

이럴 때보면 남편이 정말 존경스러운 거 있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저 보다 더 깊이 있게 따뜻하게 할 줄 아니 말이에요.

자신이 정한 꿈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면서 그 반작용으로 영어와 수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즉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이유로 그림 그리기를 선택한 것에 관해 함께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정빈이는 방학 두 달 동안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많은 것들을 경험하면서 왔습니다.

제가 나름 마련한 진로 탐색 보고서라는 것을 작성하기도 하고, 진로에 관련된 책들을 읽기도 하고 영화도 많이 보고, 커리어넷을 통해 직업을 검색해보기도 하고 몇 번의 심리 검사를 통해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찾기 위한 과정들을 거쳐 왔답니다.

그렇게 해서 정빈이는 스스로 진로를 조금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흉부외과 의사가 아닌 정신과 의사로 바뀌었습니다. 정빈이가 쓴 글의 일부입니다.

“나의 적성은 의료쪽인데 좋아하는 것은 미술 관련이라는 것이다. 적성과 흥미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직업은 정신과 의사와 미술치료사였다. 적성과 흥미를 모두 만족시키다니 대단하지 않은가. 오랜 시간동안 결과를 내본 결과 나는 역시 의료쪽이 적성이었다.”

이렇게 해서 결정한 새로운 꿈이 정신과 의사입니다. 미술치료와 음악치료도 공부를 해보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정빈이를 위해 제가 도서관에서 빌려 와 오늘 정빈이가 읽은 책입니다.

『정신과 의사 김정수가 밝히는 1등의 SECRET 100등을 1등으로 만드는 공부 클리닉』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이 책을 읽게 한 이유는 공부법을 알게 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기 위해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라는, 그래서 정신과 의사가 하는 일의 한 부분을 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지요. 읽고 난 뒤 정빈이가 한 말은 이렇습니다.

“늘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과 다른 게 별로 없던 걸요.” ㅠㅠ

또 한 권의 책입니다.

『의과대학 교수가 직접 그린 명랑 인체만화 해랑선생의 일기』

 

 

 

 

 

 

 

 

 

 

  

<이미지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만화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정빈이인지라 현직 의사가 직접 그린 만화는 정빈이에게 조금 색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의사가 된다고 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나 그림 그리기와는 전혀 다른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그 길을 선택한 정빈이이기에 더더욱....

남편의 말처럼 정빈이의 꿈은 또 다시 바뀌게 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자신의 삶을 선택해가며 어른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진로 탐색의 시간을 거치면서 정빈이가 그러더군요.

“이런 거 왜 해야 해요? 제 친구들은 두 부류에요. 꿈이 있는 아이와 그냥 아직 그러고 있는 아이. 꿈이 있는 아이는 대부분 자신의 꿈이 아니라 엄마가 정한 꿈인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왜 저보고 자꾸 찾아보라고 하고 생각해보라는 거예요? 힘들어요.”

정빈이가 지난 온 중학교 1학년의 시절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꿈을 찾기 위한 그 시간들..... 포기하고 좌절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기도 하고, 또 다른 벽에 부딪혀 더 큰 절망을 맛보기도 하고, 자신에게 실망하기도 하고, 두려움에 무조건 피해보기도 하고.... 외면하고 싶은 문제와 다시 마주보기 위한 용기도 필요했을 것이고.....

그렇게 치열한 1년을 보낸 정빈이기에 조금씩 조금씩 삶에 대한 힘을 키우며 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월에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참으로 오랜만에 블로그를 찾았습니다만 죄송한 말씀 다시 한 번 더 드립니다. 제가 건강이 좋지 못하여 두 달 정도 저 자신에게 휴식을 주려고 합니다. 마음과 몸 모두에게 비움과 다시 채움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들게 내린 결정이니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5월에 찾아뵙겠습니다. 여러분들,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정빈이가 자신의 이야기가 공개되는 것에 신경을 쓰는지라 여기까지 쓰고 검사(ㅋㅋ)받고 올립니다.^^)

 

혹시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될까 하여 대구시교육청에서 다운 받을 수 있는 자료를 소개합니다. 첨부하려고 하니 용량이 너무 커서 안된다고 하네요.ㅠㅠ 

 88쪽으로 된 것으로 고등학생용입니다. 올해 대구시내 고등학교 1학년들에게 보급 될 자료라고 합니다.  

 

다운 받는 방법은

대구광역시교육청→진로정보의 진로자료실→ 72번 글 <고등학교 진로프로파일>다운 받으시면됩니다.

 

 

 

 

 

 

 

 

 

 

사진으로 가는 방법 다시 한 번 설명드릴게요.^^ 분홍색으로 동그라미 된 부분 클릭만 하시면 됩니다. 공개 자료라 로그인하실 필요도 없답니다. 2월 25일 올라온 자료라 저희는 쓰지 못했지만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은 자료라서 알려드립니다. 2011년부터는 진로와 직업이라는 수업이 중학교에 생길 정도로 진로 탐색은 정말 필요한 과정이랍니다. 부모님들과 선생님들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준비도 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