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여중 2학년들에게 쓴 첫 편지
사랑하는 경상여중 2학년 공주님에게
예쁜 공주들을 과학실에서 만난 지 이제 2주일 되었구나. 선생님이 이것저것 해보라고 하는 게 많아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 지...
처음에 말했지만 선생님은 우리 공주들에게 도움이 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 그래서 앞으로도 많은 것을 해보자고 할 거야. 공주들이 선생님을 믿고 잘 따라와 주기를 꼭 부탁해.
오늘은 선생님이 책읽기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할까 해서 이렇게 편지를 쓴다. 지난 시간에 책읽기와 책 만들기에 관해 이야기를 잠깐 했었지?
먼저 아래 글을 읽어 줘. 이 글은 『고치고 더한 수필로 배우는 읽기』라는 책의 일 부분이야.
<공부는 물론이고 삶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기본이 되는 것을 우리는 글 읽기를 통해 쌓고 기른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중요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글을 별로 읽지 않을뿐더러 읽어도 억지로, 건성으로 읽는다. 그 구실이야 어떻든, 즐기지 않다보니 할 줄 모르게 되고 잘 읽을 줄 모르니까 아예 읽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어, 책 읽기가 아니라 텔레비전에 눈을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다. 읽어야 알고 알아야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읽는 힘과 밑천이 적으므로 글이 조금만 길어도 앞에서 읽은 것을 잊어버리는가 하면, 공부를 해도 이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외운다.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고 궁리하는 재미를 알지 못한 채 그저 외우려고만 한다.
한 편의 글, 한 권의 책이 개인의 인생은 물론이고 인류의 역사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글 읽기가 중요하지만 솔직히 많은 사람들이 그 중요한 글 읽기를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에 관한 글이야.
지난 번 이야기 했었지? 선생님은 우리 경상여중 공주들이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고. 그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것 중 하나로 책 읽기라고 생각해. 선생님이 6층 과학실까지 50권이 넘는 책을 끙끙거리며 들고 올라 온 이유는 바로 우리 공주들이 많은 책을 읽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야. 앞으로 시간이 될 때마다 과학실 책장에 선생님이 준비해 둔 책들을 읽어줬으면 해. 앞으로도 재미있고 좋은 책들을 더 많이 준비하도록 할게.
선생님이 우리 공주님들을 위한 사랑의 마음을 담아 준비한 것이니까 선생님의 마음을 받아준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읽어주었으면 해.
무엇엔가 열중하고 몰입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고 아름답다고 했었지? 과학시간마다 그런 모습 보여줘서 정말 고마워. 그리고 지금처럼 앞으로도 늘 멋진 모습 보여줄 거라 믿어. 사랑해, 공주♥♥
과학 선생님이 사랑의 마음을 담아서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