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제가 더 많이 얻고 배워요
다들 건강하신지요? 감기도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친구는 제가 건강 이야기 너무 많이 한다고 하던데.... 제가 약간(?) 건강 염려증 환자인지라.... 정빈이를 키우면서 그렇게 되었나 봐요. ㅎㅎ
10월이 시작이 되었네요. 지난 여름방학 교육부 정책연구학교 강의 후 갑자기 일이 많아져 9월 한 달을 참으로 숨 가쁘게 자나왔습니다. 10월도 그리 다르지 않네요.
10월 5일과 9일은 김해, 15일은 포항, 17일은 통영, 18일은 제천으로 학교 별 강의가 있고, 25일은 서울시 교육청 직무연수의 강의를 4시간 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5일은 오전 수업만 있는 날이라서 가능하고, 9일은 한글날 백일장이라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아 결정을 했고 나머지 3일는 중간고사 시험 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합니다. 서울시 교육청 연수는 할 수 없이 시간표를 바꾸고 가야겠지만요. 9월 보다는 조금 여유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강의를 시작하고 난 뒤 제게 변한 것이 있습니다. 9월 20일 대전교육청 강의를 가는 날, 저희 반 아이 둘이 저를 많이 힘들게 했었어요. 눈병이 나서 학교 도서실에서 따로 일과를 보내고 있었는데 음악 수행평가를 치려고 도서실로 아이를 찾아 갔더니 없더라는 겁니다. 오후에 있는 수업 바꾸어서 수업하랴 공문 처리해두랴.... 12시에는 학교를 나서야 되는데 일은 산더미고 아이들은 학교 밖으로 나가버리고 없고. 아이들에게 문자를 해서 겨우 교무실에서 마주 앉았는데.... 그 때 이런 생각이 드는 겁니다.
‘오늘 오후에 강의에 가서 내가 뭐라 할까? 내가 정말 아이들과 잘 지낸다고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자 아이들을 대하는 저의 태도가 많이 다듬어지는 겁니다. 일은 많고 시간은 �기고 아이는 학교에 없고 하니 화가 많이 났었는데....
결국 제가 그 아이들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지요. 도종환 선생님의 <마지막 한 번을 더 용서하는 마음>을 떠올리게 되더군요.
그 책과 함께 저의 머릿속을 지나는 것은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였습니다.
아, 여기 너무 오래 못 있어요. 내일 있을 강의 준비를 하다 잠시 블로그를 찾았거든요. 매번하는 강의 무슨 준비일까 하실지 모르지만 제가 연습벌레거든요.ㅎㅎ 아직도 녹음기를 사용해 연습을 해봐야 마음이 놓이고 아마 내일 김해까지 가는 시간 내내 강의 내용을 연습하면서 갈 테지요.
‘여러분 만나 뵙게 되서 반갑습니다. 목소리가 너무 작은 가? 너무 빠르지는 않나? 첫 인사가 너무 밋밋한가? 다시 흠흠,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게 더 나은가? 계절 이야기를 할까? 고등학교인데 뭐 좋은 거 없을까? 그 학교에서 사제동행 산행을 갔었다는 신문기사를 봤다는 이야기로 시작할까?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 몰라. 그럼 어떻게 시작한다.....’
운전하는 내내 이러면서 가게 되겠지요. 강의 때문에 좀 더 착해지려는 제가 좀 가식적으로 보이나요?후~
수능이 다가오는 예슬이와 사춘기 소녀 정빈이를 두고 강의를 위해 시간을 내는 이유는.... 아시죠? 결국 저희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는 것. 저의 소중한 두 아이와 그들의 친구, 그들의 이웃이 함께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는 걸요. 두 아이 모두 잘 이해를 해준답니다. 김해 가는 길을 잘 모른다니까 내일 기말고사가 끝나는 예슬이는 같이 가줄까요, 하는데.... 마음이 뭉클한 거 있죠? 피곤하고 지칠텐데 가는 엄마 가는 길 외롭지 않도록, 낯선 길 두렵지 않도록 같이 가줄까 말하는 아이의 마음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러니 더 열심히 잘해야겠지요. 정빈이도 다른 때는 퇴근 시간이 조금만 넘어도 전화가 빗발치는데 강의간다면 아침부터 아주 챙겨준답니다. 잘하고 오라고. 가끔은 남편이 늦을 때는 혼자 있어야 하는 날도 있지만 잘 해주고 있답니다.